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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해태타이거즈와 김대중 어제 우리 곁을 떠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생각하다 결국 이 책까지 떠올렸다. 오마이뉴스에서 야구 기사를 참 구성지게도 썼던 김은식의 이 책을 아직 읽진 못했는데, 내가 아무리 요즘 야구를 모르긴 해도 과거 해태타이거즈의 드라마틱한 부침까지 모르는 바는 아니니 DJ의 인생 역경과도 맞닿는 부분이 분명히 있으렷다. 게다가 해태타이거즈의 후신인 기아타이거즈는 지금 몇 년만인진 정확히 모르지만, 페넌트레이스에서 참 오랜만에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어제도 이겼다고 하네(광주구장에서). 모르긴 몰라도 어제 광주구장에 모인 관중들은 만감이 교차했을 듯. 모종의 이유(?)로 오는 주말에 인천 문학구장에서 SK와이번스와 기아타이거즈가 붙는 경기를 보러 가기로 했다. 옛날부터 인천에서 광주팀이 야구를 하면 팬들이.. 더보기
신의 달력 by 장용민 예전에 소설 을 참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영화는 꽝이었지만, 저 제목이 조금 유명해진 건 영화의 덕택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원래는 시나리오로 먼저 시작이 되었고, 영화화가 된 이후에야 소설이 나왔으니 말이다. 그것도 그렇지만, '팩션(Faction)'이란 장르가 원래 한국에선 빛을 발하기가 원래 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서양의 역사는 말 그대로 그리스도교의 역사이고, 유일신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수천 년도 넘게 이어졌다. 그런 만큼 그 믿음이 흔들릴 만한 초유의 사건이 벌어지거나, 아니면 그런 유일신을 과학적으로 검증(최근 미국산 팩션에서 이런 움직임이 조금씩 보인다)하려고 하는 일은 엄청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도 당연히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지만, 모든 민족 구성원이 .. 더보기
B컷 by 최혁곤: 아쉬운 여성 킬러 '여성 킬러'가 나오는 작품이라면 영화건 소설이건 꼭 챙겨 보려고 하는 편이다. 여기 에서도 여성 킬러가 나온다길래 다른 건 다 제쳐두고 무조건 그 이유 하나 때문에 골랐다. 그런데 솔직히 아쉽긴 하다. '니키타'처럼 완벽하면서도 부분적으로는 개인의 트라우마라는 한계를 갖고 있는 캐릭터를 예상했건만 여기선 그냥 수박 겉핥기에 머문 느낌. 딱히 그 킬러가 여성이어야만 하는 당위성도 찾아보기가 힘들다. 게다가 킬러로서의 업무 수행 능력도 그리 뛰어나지 않다. 대신 특정한 사건 하나를 두고 킬러와 전직 형사(이며 현재는 흥신소에서 간신히 밥 먹고 사는 탐정)의 시선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교차하는 특이한 구성을 취한 이 소설에서 둘 사이의 대비를 극대화하기 위해 킬러를 여성으로 설정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 더보기
<SP> by 가네시로 가즈키 주인공이, 애초부터 비범한 능력을 갖고 있으며 그걸 이용해서 모든 사건을 깨끗하게 해결한다..는 건 사실 대중문화 컨텐츠에서 아예 이야기 자체가 성립되질 않는다. 주인공의 앞길이 양탄자처럼 평탄하면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는 모든 요소가 대입될 수조차 없는 것이다. 예컨대 악당, 그리고 주인공을 돕는 조력자, 여러 가지 갈등 요소 등등등. 하다 못해 '외계인'이며 지상 최강의 히어로인 슈퍼맨조차 크립토나이트 앞에선 허약해지지 않던가. 희한하게도 예지 능력을 갖고 있는 주인공이, 테러리스트의 암살 위협에 놓인 VIP를 경호하는 비밀 경찰 비스무리한 걸로 활약한다는 이야기란 게 과연 가능하기나 할까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가능하네. 처음에는 와 등과 같이 전력질주하는 청춘물로, 나이를 좀 먹은 최근에는 같이.. 더보기
'타워', 재미있는 소설 674층 짜리 건물에 50만의 사람들이 모여 산다. 그리고 심지어 이 '빌딩'은 그 자체가 독립국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처럼 허무맹랑할 수도 있는 발상에서 진행된 신진 작가 배명훈의 '타워'는, 모든 SF(다시 말하지만, SF는 '공상과학'이 아니라 '과학소설'이다)가 그렇듯이 지금 우리의 현재에 단단히 발을 딛고서 그 상상력을 발휘한다.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우리의 시각으로 이른바 '좌파'라고 할 수 있는 '수직파'가 등장하고 '우파'라고 할 수 있는 '수평파'가 등장한다는 것. 말하자면 현재 거주하는 건물의 층층이 그대로 계급이 되는 이 노골적인 사회에서 이 이상의 알레고리가 또 어디 있으랴. 발상 자체는 참 희한하지만, 이름 모를 수십 만의 네티즌들이 아무런 대가 없이 선행에 동참.. 더보기
지름 품목 도착! 우왓, 어제 밤 10시 넘어서 지른 품목이 몽땅 오늘 도착하다니! 역시 알라딘 마음에 들었다. 자, 무엇부터 잡숴주실까.. 조금 빨리 볼 수 있을 것 같은 가네시로 가즈키의 시나리오로 정했다. 더보기
오늘의 지름품 오늘은 말일. 정기적으로 통장에 '꽂히는' 금액이 쾌락인 시대에 살고 있는, 나. 이런 낙이라도 없으면 세상 살기 참 팍팍할 거다... 더보기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소년탐정 김전일이란 제목은, 딱히 그 작품(코믹스나 애니메이션, 혹은 소설)을 읽지 않았어도 알고 있는 사람이 많고 그 중에는 글쓴이도 포함된다. 다분히 희화화되기도 하면서 각종 패러디의 주인공도 되는 이 김전일의, '실제' 할아버지인 명탐정이 나오는 소설. 이누가미 일족이 국내에 번역되어 나왔을 때 책 날개에 '소년탐정 김전일의 할아버지가 나온다'는 광고 문구를, 그냥 농담처럼 들은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작품 내의 세계관(?)에서 이 2대를 거친 잔혹사는 분명히 실재한다. 일본 추리문학의 대가라고 불리는 요코미조 세이시가 창조한 긴다이치 코스케(金田一耕助)는 일본에서 이른바 국민탐정으로 불리는 인기 캐릭터이며, 국내에서 코믹스나 애니메이션으로 나온 김전일의 본명은 긴다이치 하지메. 김전일이라는 이름은.. 더보기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 두 권 3일만에 열게 된 블로그 글쓰기 바탕의 흰 화면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하여튼 글을 쓴다는 작업은, 어떤 자리에서건 어떤 환경에서건 어떤 종류의 것이든 무언가 사람을 짓누르는 그런 구석이 있다. 그럼에도 그걸 끊지 못하는 건 차라리 마약이다. 요새 밤에 잠들기 전에 짬짬이 본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 두 권이 있다. 이렇게 위대한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느끼는 건, 앞이 콱 막힐 때 도대체 그들은 어떻게 그 어지럼증을 해소했을까 하는 점.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Roger Ackroyd Murder) 정통 추리문학 작품 중에서, 존재감으로 따지자면 당연히 만신전에 올라 마땅할 바로 그 작품을 뒤늦게서야 봤다. 그런데 문제는, 반전이 기가 막힌 이 작품의 마지막을 미리 알고서 봤다는 거다. -_-;; 사실.. 더보기
세계대전 Z: by 맥스 브룩스 본 포스팅은 맥스 브룩스 저 '세계대전 Z(World War Z)'의 리뷰입니다. 좀비들이 갑자기 세상에 출몰한 이후의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다룬 원작소설의 분위기에 맞춰서, 좀비들이 세상을 돌아다니는 일이 벌어지고 이에 대항하는 전쟁이 전세계적인 규모로 터지며, 이를 취재하기 위해 한국에 들어온 해외의 종군기자가 인터뷰를 하는 형식으로 작성합니다. 대한민국, 서울 덥수룩하게 자란 수염만 아니라면, 그의 외모는 동안에 속했다(그는 30대 후반이라고 했다). 체격도 그리 큰 편이 아니고 그저 평범한 한국의 중년 남성처럼 보이긴 했지만 가늘게 뜬 눈매 너머로 수백만의 좀비들이 창궐하고 있는 모진 풍파를 몸으로 겪은 비장함도 엿보였다. 인터뷰는 좀비전쟁 이전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서쪽 외곽에 위치한 아파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