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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최근에 읽은 책들 몇 권 최근 얼마간, 일이 좀 많다는 핑계로 블로그 포스팅은 게을리했지만 나름 책은 꾸준히 읽었다. 책을 사서 보는 게 아니라 동네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다 보니 거의 의무적으로 읽게 되더군. -_- 어쨌든 진득하게 곱씹으면서 음미할 필요가 있는 책들보단 빨리빨리 휙휙 볼 수 있는 소설을 좋아해서 여러 권을... 거칠게 말하자면 로버트 해리스나 빈스 플린 같은 모던 스릴러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을 것만 같고, 이런 장르에선 마치 교범처럼 통하는 작품인 만큼 탄탄한 구성과 캐릭터가 인상적이다. 다만 후대 작가의 '비슷한' 작품들을 먼저 보고 난 터라 아이라 레빈에게 괜히 미안해지는 느낌;; 전세계에 퍼져서 얼핏 전혀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인물들을, 각각 정해진 날짜에 살해하라고 사주하는 사람은 나치의 잔당이다... 더보기
징치 풍자 소설의 주말 예능 버전? '아크엔젤'(by 로버트 해리스) 로버트 해리스의 아크엔젤을 보니, 자연스럽게 10년 전쯤엔가 읽었던 알란 폴섬의 '모레'가 떠오른다. 정말 황당하기 그지 없었던;; 바로 그 소설. 거기에선 순도 100%짜리 아리안족 청년의 몸에다가 '붙일' 냉동시킨 히틀러의 머리가 등장했는데, 이번엔 45년 동안 북러시아의 동토 속에 꽁꽁 숨어있던 스탈린의 아들이 등장한다. '현대 세계사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은 히틀러가 아니라 스탈린입니다. 스탈린이 히틀러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였기 때문에? 맞긴 하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닙니다. 스탈린이 히틀러보다 더 미쳤기 때문에? 맞긴 하지만 그것 때문만이 아닙니다. 히틀러가 그저 1회용에 불과했다면, 스탈린은 현재도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양차 세계대전에 모두 참전했고 모두 패전했던 독일이란 나라가.. 더보기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by 존 르 카레) 존 르 카레가 이 작품을 쓴 게 1963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무려 50년 전;;; 그런 만큼 첩보소설, 스파이소설의 전범(Canon)이라고 할 수 있는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는 무척이나 고풍스럽고, 때로는 순진하기까지 하다. 하드보일드가 대세인 요즘의 대중문학 상황을 보니 그런 느낌은 특히 더하다. 스파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사실 이 작품은 법정 스릴러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책도 얇고 전체 분량이 그리 많지 않은 대신 여러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막판의 청문회(라고 쓰고 사실상의 법정 공방전이라고 읽는다) 장면이 제일 인상적이고, 스릴이 넘친다. 같은 작가의 작품인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와 함께, 친구에게 빌렸는데 아무래도 얇은 책을 먼저 .. 더보기
아주 재미있는 작품! 프레더릭 포사이스 '코브라' 원래부터 첩보물, 스파이 이야기 등등을 좋아하셨던 칠순이 넘은 아버지께 이 소설을 권해드렸다. 책을 보시는 도중에 말씀하시길 '이 작가가 참 글재주가 있는 사람이구나'라고. 그래서 나는 말했다. '지금 전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역 작가들 중에 글재주로만 따지면... 아마도 세 손가락 안에는 들어갈 걸요?' 국내에 출간된 프레더릭 포사이스의 모든 소설을 다 본 건 아니지만(코마로프 파일이나 신의 주먹 등은 못봤다. 근데 이런 것들은 이제 절판이 돼서 구하기도 힘들고...;;;), 그의 최근작 코브라가 '가장 재미있는 작품'이라는 의견에 반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스케일도 정말 굉장하다! 바로 전작인 아프간, 그리고 그 바로 전작인 어벤저. 어벤저에 나왔던 인물들이 그대로 나온다. 고집불통에 외골수.. 더보기
거장의 터치, 프레더릭 포사이스 '아프간' 지난 2001년, 전세계를 경악하게 했던 9.11 테러 전까지만 해도 작품 활동이 다소 뜸했던 그, 프레더릭 포사이스. 이 첩보 스릴러의 거장은 9.11 테러 사건이 벌어지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노구를 이끌고 왕성한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바로 그 사건 직후 출간된 비교적 최근작은 '어벤저', '아프간', '코브라' 등이 있는데 어찌어찌 하다 보니 그 중에 어벤저와 코브라를 먼저 읽고 아프간은 나중에 읽게 됐다. 어벤저와 코브라의 경우, 작품 내에서 9.11 테러와 오사마 빈 라덴이 짤막하게 언급되긴 하지만 작중 내용과 크게 관련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 작품, 아프간은 빈 라덴이 꽤 비중 있는 역으로 등장(?)하기도 하고, 작중 내용 또한 주인공이 탈레반의 요직으로 잠입하는 것. 어쨌든 이 .. 더보기
한 스파이의 자아 찾기, '레전드'(by 로버트 리텔) 자신의 진짜 정체를 잃어버린 스파이의 이야기라면, 영화로서도 큰 인기를 모았던 제이슨 본 시리즈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로버트 리텔 작 '레전드'는 그와 많이 비슷한 듯하면서도, 또한 다르다. CIA 현장 요원 출신이며, 현재는 단골 식당 손님의 노름 빚을 청산하는 일 아니면 불륜 현장을 필름에 담는 일 정도 하는 사립탐정이 있다. 그는 스스로의 표현에 따르면 '늙어 죽을 때까지 하품이나 늘어지게 하면서 지루하게 사는 게 꿈'인 사람. 그런 그의 앞에 묘령의 여인이 나타나서 사라진 형부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한다... 아니, 이건 너무 전형적이잖아. 확실히, 그의 수사를 방해하는 인물들이 나타나고(심지어 CIA 시절 그의 상관까지) 목숨이 위협을 받는 상황까지 이르고 하는 것은 고전 탐정소설을 연상케.. 더보기
제프리 디버 작 '남겨진 자들' 남겨진 자들(The Bodies Left Behind). 이 스릴러 소설을 다 보고 나서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려고 했을 때 든 생각은, 깔끔한 반전이 돋보인 이 소설 자체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작가인 제프리 디버에 대해 포커스를 맞추는 게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포스팅 제목에도 작가 이름이 들어가고. 평소에 스릴러를 즐겨 보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도 제프리 디버라는 이름은 솔직히 처음 들어봤다. 그런데 검색을 조금 해봤더니 희한하게도 '007'이란 단어가 연관검색어 비스무리하게 많이 떠도는 상황. 아니나 다를까, 제프리 디버가 영화 007 시리즈의 시나리오를 쓰는 건 아니지만 현재 '007'과 '제임스 본드'에 관한 그 모든 작품의 제작에 관여하는 이안 플레밍 재단이 그를 콕 찍어서 '007 소설'을 쓰.. 더보기
가끔, 세상은 SF "대통령에게 꼭..." 택시기사의 부탁은? (뉴데일리) (위 링크 클릭) 깔끔하게 인정해야 되겠다. 가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도 SF에나 나올 법한 일은 벌어진다. 그래야만 '오바마의 정체는 외계인' 따위를 부르짖는 외국의 찌라시를 확인도 없이 그대로 베끼면서 '월드컵에서 대패한 북한 축구대표팀 감독은 강제노동 중'이란 기상천외한(!) 기사를 써제끼는 신문지 쪼가리가 아직도 팔리긴 하는 현실을 '현실'로 받아들일 수가 있다. 그렇게, 가끔 세상은 SF다. 근데 같은 사회파 스릴러는 도대체 언제 현현(顯現)하는 거지? 더보기
이끼(2010), 더 나은 영화가 될 수 있었을 텐데 1. 영화 초반에 '이끼'에 관한 대사, 이끼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대사가 나온다(이것은 원작 웹툰에는 없었던 대사다). 원작이 따로 있긴 하지만, 이것은 감독의 비전이 만들어낸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다,라고 강우석 감독이 낙관을 콱 찍어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약간은 조마조마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영화가 끝나고 나서 그 느낌은 아주 확실해졌다. 2. 원작을 안 본 사람이라면 그럭저럭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스릴러'일 것이고, 원작을 본 사람이라면 그냥 영 맹탕인 '서스펜스'일 것이다. 그런데 아주 후하게 잡아서, 이 영화를 그럭저럭 흥미로운 스릴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도대체 저 캐릭터가 저기서 왜 저런 대사를 하며 왜 저런 장면이 펼쳐지는지' 어리둥절할 만한 부분이 최소 두 군데 이상 나온다.. 더보기
<셔터 아일랜드>, 숨이 턱턱 막히네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섬이 하나 있다. 여기엔 정신병원이면서 동시에 흉악범들을 수용하고 있는 교도소가 있는데, 당연히 최고 수준의 삼엄한 경비로 관리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수감 중이던 범죄자가 탈출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리고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본토에서 특파된 연방수사관. 자, 탈주자는 과연 어디로 간 것인가? 한 걸음을 옮길 때마다 드러나는 정신병원 원장과 교도소장의 비밀은 과연 무엇인가? 데니스 루헤인의 원작 을 읽을 때, 사실 그 '명성'에 비하면 그저 평이한 수준이 아닌가 했다(훌륭한 작품들이 많기로 유명한 황금가지의 '베스트셀러 시리즈' 가운데서도 이 책은 단연 베스트셀러였다). 그런데 이 원작을 (거의)그대로 옮긴 영화, 를 보고 나서 느낀 점은, 원작을 읽을 때와 비슷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