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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타워', 재미있는 소설




674층 짜리 건물에 50만의 사람들이 모여 산다. 그리고 심지어 이 '빌딩'은 그 자체가 독립국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처럼 허무맹랑할 수도 있는 발상에서 진행된 신진 작가 배명훈의 '타워'는, 모든 SF(다시 말하지만, SF는 '공상과학'이 아니라 '과학소설'이다)가 그렇듯이 지금 우리의 현재에 단단히 발을 딛고서 그 상상력을 발휘한다.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우리의 시각으로 이른바 '좌파'라고 할 수 있는 '수직파'가 등장하고 '우파'라고 할 수 있는 '수평파'가 등장한다는 것. 말하자면 현재 거주하는 건물의 층층이 그대로 계급이 되는 이 노골적인 사회에서 이 이상의 알레고리가 또 어디 있으랴.

발상 자체는 참 희한하지만, 이름 모를 수십 만의 네티즌들이 아무런 대가 없이 선행에 동참을 한다든가, 체제의 문제를 고발하는 시민들이 모여서 집회를 연다든가, 부동산 투기를 일삼는 외부 세력이 등장한다든가 하는 점에선 전술했듯이 바로 지금 우리의 현실이 고스란히 투영된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젊은 작가의 유머러스한 상상력을 확인하고 싶다면, 배명훈의 '타워'는 아주 흥미로운 선택이 될 것이다. 여름철 휴가지에서 읽기에 딱 좋은, 재미있는 소설.

타워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배명훈 (오멜라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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