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명배우라는 호칭을 받는 많은 이들이 그렇지만, 젊었을 때 '꽃미남 계열'에 속했던 이들이 나이를 먹을수록 젊었을 때보다 오히려 더 멋있어지는 걸 많이 본다.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말론 브랜도가 그랬고, 로버트 레드포드나 워렌 비티(이 쪽은 '살짝 느끼한 계열'에 속하나?) 등이 그렇다.
그리고, 오늘 날짜로 세상을 떠난 폴 뉴먼도 역시 그렇다. 향년 83세. 사인은 지병인 암.
젊었을 때의 그가 나왔던 영화로 가장 인상이 깊었던 작품은 아무래도 내일을 향해 쏴라, 그리고 스팅이 아닐까 한다. 내일을 향해 쏴라에선 그 유명한 '자전거 씬'은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는 명장면이고, 단짝 친구였던 로버트 레드포드와 역시 호흡을 맞췄던 스팅도 떠오르고.
사실 젊었을 땐 약간 건들거리기도 하고, 어딘가 삐딱하지만, 미워할 수는 없는 캐릭터에 참 잘 어울렸던 그다. IMDB에서 필모그래피를 검색하면 아찔할 정도로 많은 작품에 나왔는데, 비교적 젊었을 때 출연했던 작품들을 보면 대부분 그렇다. 그러다가 비교적 말년에 속하는 90년대에서 2000년대에 들어오면 허드서커 프록시나 로드 투 퍼디션 같은 작품에선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 아닌 악역으로 나오면서 특유의 '중년/장년 포스'를 내뿜었고.
그는 역시 은막의 스타였던 조앤 우드워드와 일찌감치 결혼을 했는데, 결혼 생활 도중 몇 번의 스캔들이 있었고, 이를 대서특필한 기자들을 향해 일간신문의 통짜 광고면에 "(기자)여러분의 열화 같은 성원은 감사하지만 우리 부부는 절대 파경으로 가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광고를 내어 조롱하기도 하는 등 생활에서도 쿨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부인인 조앤 우드워드와 평생을 같이 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안녕히 가시라, 미스터 뉴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