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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B컷 by 최혁곤: 아쉬운 여성 킬러 '여성 킬러'가 나오는 작품이라면 영화건 소설이건 꼭 챙겨 보려고 하는 편이다. 여기 에서도 여성 킬러가 나온다길래 다른 건 다 제쳐두고 무조건 그 이유 하나 때문에 골랐다. 그런데 솔직히 아쉽긴 하다. '니키타'처럼 완벽하면서도 부분적으로는 개인의 트라우마라는 한계를 갖고 있는 캐릭터를 예상했건만 여기선 그냥 수박 겉핥기에 머문 느낌. 딱히 그 킬러가 여성이어야만 하는 당위성도 찾아보기가 힘들다. 게다가 킬러로서의 업무 수행 능력도 그리 뛰어나지 않다. 대신 특정한 사건 하나를 두고 킬러와 전직 형사(이며 현재는 흥신소에서 간신히 밥 먹고 사는 탐정)의 시선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교차하는 특이한 구성을 취한 이 소설에서 둘 사이의 대비를 극대화하기 위해 킬러를 여성으로 설정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 더보기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 두 권 3일만에 열게 된 블로그 글쓰기 바탕의 흰 화면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하여튼 글을 쓴다는 작업은, 어떤 자리에서건 어떤 환경에서건 어떤 종류의 것이든 무언가 사람을 짓누르는 그런 구석이 있다. 그럼에도 그걸 끊지 못하는 건 차라리 마약이다. 요새 밤에 잠들기 전에 짬짬이 본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 두 권이 있다. 이렇게 위대한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느끼는 건, 앞이 콱 막힐 때 도대체 그들은 어떻게 그 어지럼증을 해소했을까 하는 점.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Roger Ackroyd Murder) 정통 추리문학 작품 중에서, 존재감으로 따지자면 당연히 만신전에 올라 마땅할 바로 그 작품을 뒤늦게서야 봤다. 그런데 문제는, 반전이 기가 막힌 이 작품의 마지막을 미리 알고서 봤다는 거다. -_-;; 사실.. 더보기
네 권의 책에 관한 이야기 지난 주에 가까이 사는 친구를 만나 대대적으로 책을 서로 빌려주고 빌리는 작업(시립도서관에 가는 것조차 귀찮아질 때 종종 이렇게 하는데 이게 은근히 재미있다)을 해서, 당분간은 읽을 책이 많아 행복했다. 그렇게 해서 얼마 전까지 고스트 라이터와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읽었는데, 빌린 책들 전부가 그리 심각하게 읽을 필요가 없는 소설들이고 워낙 책을 빨리 읽는 축에 속하다 보니 벌써 밑천이 보인다. 국내판은 마땅한 이미지가 없어 해외판 이미지를 쓴다. 국내에서 '어느 샐러리맨의 유혹'이란 야릇한 제목으로 탈바꿈한 헨리 슬레서의 '회색 플란넬 수의'(The Grey Flannel Shroud). 분량도 적고 책의 판형도 작아서(;;) 금방 다 읽었으니 이제 리뷰만 남았다. 스릴러 장르이며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 더보기
살육에 이르는 병 by 아비코 타케마루 주의: 본 글에는 스포일러는 없으나, 19세 미만 청소년 및 만삭의 임산부나 심신 허약자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잔혹한 묘사가 있으니 이게 영 켕기면 백스페이스 키를 지긋이 눌러주시고, 그럼에도 꼭 봐야겠다면 스크롤을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 . . . . . . . . . . . . . . . . . 자, 나름 강력한 경고 문구에도 당신은 스크롤을 내렸다. 당신은 청소년이나 만삭의 임산부나 심신 허약자는 분명 아닐 것으로 믿는다. 그런 사람이야말로 지금부터 시작되는 포스팅의 정체(?)를 사전에 밝혔을 때의 맥빠지는 기운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므로. 본 포스팅에는 책에서 나온 것과 같은 잔혹한 묘사 따위는 없다. 낚인 분들께는 죄송. 그런데 왜 뜬금 없이 위와 같은 경고 문구를 쓴 건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