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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네 권의 책에 관한 이야기



지난 주에 가까이 사는 친구를 만나 대대적으로 책을 서로 빌려주고 빌리는 작업(시립도서관에 가는 것조차 귀찮아질 때 종종 이렇게 하는데 이게 은근히 재미있다)을 해서, 당분간은 읽을 책이 많아 행복했다.

그렇게 해서 얼마 전까지 고스트 라이터80일간의 세계일주를 읽었는데, 빌린 책들 전부가 그리 심각하게 읽을 필요가 없는 소설들이고 워낙 책을 빨리 읽는 축에 속하다 보니 벌써 밑천이 보인다.




국내판은 마땅한 이미지가 없어 해외판 이미지를 쓴다. 국내에서 '어느 샐러리맨의 유혹'이란 야릇한 제목으로 탈바꿈한 헨리 슬레서의 '회색 플란넬 수의'(The Grey Flannel Shroud). 분량도 적고 책의 판형도 작아서(;;) 금방 다 읽었으니 이제 리뷰만 남았다. 스릴러 장르이며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다. 특히 주인공이 광고 회사 중역이며 광고 일에 관한 내용으로 스토리가 진행되는데 나 스스로가 한 때 광고 대행사에서 경험했던 부분까지 기억나 인상적이었다.





키는 작달막하고 볼품 없게 생겼지만 사건 해결에는 천재인 탐정, '잿빛 뇌세포'의 소유자 에르큘 포와로가 나오는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은 워낙 유명하다. 요건 오늘부터 보기 시작했다. 정통 'Who-dun-it' 추리소설인 이 작품에서 가장 아쉬운 건, 많은 이들이 이 작품의 백미로 꼽는 결말을 난 알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정통파 추리물은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볼 생각이 없어서 얘기를 미리 들었던 게 화근이다. ㅜㅜㅜㅜㅜㅜㅜㅜ





작년에 사자마자 휙휙~ 보고는 우왓! 하며 환호를 지를 정도로 재미있게 본 '세계대전 Z'인데, 희한하게도 리뷰를 안 썼네. -_- 왜 그랬을까. 이 책을 다시 보게 된 계기는 좀 웃긴다. (지금 막 12시를 넘긴 관계로)어제, 그러니까 수요일에 외부 미팅이 있어서 좀 멀리(지하철 이동 시간만 약 1시간 반;;) 갈 일이 생겼는데, 화요일 밤 잠들기 전에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을 보자니 너무 얇아서, 수요일에 지하철 안에서 다 읽어버릴 것 같은 불안감 때문에 무지 두꺼운 이 책, 세계대전 Z를 꺼내서 보다가 잠들려고 했던 것이다. 근데 다시 봐도 잼있다! 영화화 작업이 지연되고 있어 불안. '이야기 자체가 없는' 이 소설의 이야기를 어떻게 영화화할지 궁금.





이 역시 국내판은 적당한 이미지가 없어 해외판의 이미지. 아가사 크리스티의 '누명'인데, 요번에 친구로부터 빌린 책들 중 아직 표지도 안 넘겨본 유일한 책이다. 이미지를 찾으려고 헤매는 중에 보니 여기선 미스 마플이 나오는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