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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

처절한 우화, 갈라파고스(by 커트 보네거트) 간담이 서늘해지는 블랙 유머와 풍자로 유명한 작가 커트 보네거트의 '갈라파고스'. 초반에 보면 작중 화자(이 작중 화자 또한... 상당히 괴이쩍은 존재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생략)가 '1백만년 전, 그러니까 1986년'이라고 하는 표현이 나오는데 처음엔 이게 그냥 다소 과장한, 유머러스한 표현인 걸로 생각했다. 근데 이게 왠일. 저기에서 1백만년 전이라고 하는 건 '실제로' 지금으로부터 1백만년이 흐른 뒤에 하는 말인 것이다. 커트 보네거트의 '제5도살장'을 읽기 전에, 제목의 도살장이라고 하는 표현이 뭔가 은유적인 걸로만 생각했는데 실제로 소 잡고 돼지 멱 따는 도살장인 걸 알았을 때의 당혹감;;이 되살아났다. 그렇다면 아직 읽지는 않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고양이 요람.. 더보기
좀 흔한 디스토피아 SF, 로보포칼립스 로보포칼립스에 관한 내용을 검색해 보면, 1978년생으로 젊디 젊은 작가인 대니얼 윌슨에 관한 이야기보다 '지금 할리우드에서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화 작업 중'이란 내용이 훨씬 더 많이 나온다. 아무래도 그 쪽이 '장사'에는 더 큰 영향을 끼칠 테니. 그러니까, 어느 날 갑자기 스스로 사고할 수 있게 된 컴퓨터가 다양한 로봇들을 동원해서 인류 말살에 나선다. 이내 정신을 차린 사람들은 반격에 나선다는 이야기. 뭐 흔하디 흔한 이야기. 저 '반란군'의 일원으로 로봇도 합류한다는 것 정도가 조금 특이한 정도고 나머지야 뭐... 많고 많은 소설과 영화 등에서 익숙한 그런 모습이다. 처음에 조금 흥미롭더니 중간에는 좀 지루해졌고 마지막에 또 반짝 흥미로웠던 소설보다는, 도대체 스필버그 감독이 어떤 비주얼을 구현할.. 더보기
크래쉬와 태양의 제국 작가 J.G.발라드 별세 크래쉬, 그리고 태양의 제국. 각각 데이빗 크로넨버그와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을 맡은 영화 두 편의 원작자이자, 살아 생전에는 디스토피아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SF 작품으로 유명했던 영국 작가 J.G.발라드(James Graham Ballard)가 사망했다는 소식이다. 1930년에 태어났으니 본토식으로 따지면 향년 78세.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생전에 30여 편의 단편/장편 소설을 썼으니 과작은 아니지만, 국내에선 그리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도 않았고 번역되어 소개된 작품조차 2편에 지나지 않는다(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태양의 제국'과 '크리스탈 왕국'이 출간되었지만 현재는 다 절판이 되었고, 그의 작품들 중 가장 논쟁적이라고 할 '크래쉬'는 아예 국내엔 나오지도 않았다). 1960년대와 70년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