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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대부 Part II




(당연하지만)대부 2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만 스크린으로 봤느냐 아니냐의 차이. 물론 그 차이는 무지하게 크다;; 휴대폰 배경화면을 대부 1편 포스터로 해놓고, 휴대폰 벨소리 또한 니노 로타의 대부 테마송을 일부러 만들어 넣어놓은 '대부 빠돌이'로서 이 작품의, 스크린으로의 현현(顯現)을 경배하지 아니할 수가 없었다.

확실히 넓은 화면으로 보니까 예전에 조그마한 모니터로, TV로 봤던 바로 그 영화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긴 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영화 자체에 관한 미적 비평 같은 내용보단 캐릭터에 대해 더 깊게 생각을 해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마이클은 아버지인 돈 비토 꼴레오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을까?'

영화 속에서도 대사와 상황으로 나오긴 한다. 1편과는 비교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커다란 어려움을 맞게 된 마이클이 어머니에게 던지는 대사. '어머니, 아버지였으면 지금 어떻게 했을까요?' 그리고 이미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알겠지만, 2편은 아버지인 돈 비토 꼴레오네와 아들인 마이클 꼴레오네 사이를 종횡하는데, 그 접점은 바로 '가족'이다.

솔직히 1편을 봤을 때(그러니까,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의 1편을 봤던 지난 여름)만 해도 마이클이 아버지를 다소 원망하는 듯한 상황을 상상하긴 힘들었는데, 2편에서 워낙 힘겨운 상황에 봉착하니 '이럴 때 아버지였으면 어떻게 했을까'하는 대사조차 유의미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괄괄했던 첫째는 죽었지, 둘째라고 있는 게 영 어리버리하기도 하면서 배신 때렸지, 다음 형은 진짜 핏줄도 아니지, 막내 여동생은 골치만 썩이고 있지... 이런 상황에서 이탈리아 가문의 남자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는 불 보듯이 뻔하지 않은가?!

대부 2편을 보면서 계속 아쉬웠던 건 로버트 드 니로의 존재다. 그는 당연히 1편에서 말론 브란도가 펼쳤던 명연을 챙겨봤으리라. 연기에서는 캐릭터의 극적인 변화를 보여줄 필요가 있을 텐데, 상대적으로 알 파치노에 비해선 평이한 상황이었으니 살짝 불만이 있었을 수도.

대부 2편의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이, 현재 그리 많은 상영관에서 상영하고 있지는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가급적이면 시간 맞춰서, 보시라.

그저 집채 만한 로봇이 변신을 하거나, 키가 3미터는 넘는 외계인이 외계의 행성에서 뛰어다니거나, 태산과 마천루가 갑자기 갈라지는 걸 보여주는 게 영화의 전부는 아니라는 걸 체화하게 될 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