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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그냥 웃어 제끼자, 하.하.하





이건 단연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가 맞다. 저렇게 '찌질'하기 그지 없는 애어른 캐릭터가 하나도 아니고 둘, 혹은 그 이상 나오는 이런 영화는 이 땅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우리의 청소년들에겐 지극히 비교육적인 영화일 거다. 그런데 하필 어린이날 개봉이라니!

하지만, (성인인)우리 대부분은 사실 극도로 찌질한 구석 하나 쯤은 누구나 갖고 있다. 그러니 <하하하>를 보고서(아니, 보면서도) 소리 내서 하하하, 웃거나 낄낄대거나 할 수 있는 거지.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가 더 이상 일회성 판타지의 대상으로만 기능하지 않게 된 것이 반갑다. 그리고 허우대 멀쩡한 사내들이 한여름 대낮에 막걸리 한 잔 나누면서 매우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것이... 그것이... (뭐라 다른 표현을 찾기가 힘들어서 계속 쓴다)하여튼 더욱 찌질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도 일종의 능력(?)이다.

어느 여배우의 노출 씬도 나오지 않지만, 이건 정말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이다(그래야 한다)! 성인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코미디, 이 끈덕지고도 웃기는 동어반복의 뒷담화를 거부하기 힘든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막걸리 한 사발이 진짜 땡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