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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우승, 바르샤 우승, 그리고 결전의 날





우리나라 시간으로 어제 밤, 리그의 마지막 경기를 딱 하나 남겨 놓은 상태에서 EPL은 08-09 시즌 우승팀을 확정지었다. 주인공은 바로 3시즌 연속 제왕의 자리에 올라선 '레드 데블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어제 경기에서 맨유는 리그 4위인 아스날과 맞붙어 득점 없이 무를 재배했지만 2위와의 승점 차이가 벌어지며 결국 우승을 했다.




그리고 또 어제, 프리메라 리가에선 FC 바르셀로나가 마찬가지로 08-09 시즌의 우승을 일궜다. 어제 바르샤는 경기가 없었지만 리그 2위인 레알 마드리드가 '노란 잠수함' 비야레알에게 덜미를 잡히며 남은 경기에 상관 없이 우승을 차지하게 된 것. 리그 중반까지 종횡무진하더니 종반에 가서는 약간 주춤했던 바르샤. 그러나 100골을 넘은 기록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화끈한 공격을 앞세운 무력시위로 결국 리그를 평정했다.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막강한 축구 클럽들인 이 두 팀은, 열흘 후에 격전을 벌인다. 오는 5월28일 새벽(한국시간) 로마의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단판으로 열리게 되는 08-09 UEFA 챔피언스리그의 최종 결승전에서 만나는 것이다.

이제 5월도 넘어 유럽의 축구 리그 대부분이 휴식기에 들어가게 될 텐데, 08-09 시즌의 마지막에선 어느 팀이건 가장 화려하게 끝맺음을 하게 될 것이다.

자, 이 두 팀 가운데 누가 최종 승자가 될 것인가.

많은 축구 전문가들과 팬들은 맨유의 근소한 우세를 점친다. 일단 맨유는 전력 누수가 별로 없다. 리그에서야 많은 팀들을 발라댔으니 팬들은 경기마다 월등한 수준의 차이를 느꼈지만 사실 맨유는 공격 옵션이 굉장히 다양한 팀 가운데 하나다. 공격진은 끊임 없이 포지션을 바꾸고, 사이드 요원들의 오버래핑은 세계에서도 정상급. 세트 피스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탄탄한 수비진도 건재하다.

바르샤는 첼시와 맞붙었던 챔스 4강에서 꽉 막혔던, 화려한 공격력이 답을 해야 할 것이다. 전력 누수도 젊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골치를 썩고 있는 부분. 마르케스는 부상으로 진작에 시즌 아웃됐으며 앙리와 이니에스타가 가벼운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푸욜과 아비달은 아예 카드 때문에 결승전에 나오지도 못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맨유의 승리를 조심스럽게 예측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지난 시즌 두 팀이 맞붙었던 챔스 4강전의 결과다. 공격진의 폭발력이 막강한 두 팀 답지 않게 홈과 어웨이에서 한 번씩 열린 07-08 시즌의 챔스 4강전 두 경기에선 불과 1골밖에 나지 않았다. 캄프 누에선 시작과 동시에 맨유가 얻은 PK를 호날두가 실축했는데, 일진일퇴의 공방이 열린 첫 경기의 결과는 0:0, 무재배였다(이 경기에서 박지성이 메시의 결정적인 공격 2~3차례를 막았던 것은 두고두고 한국의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이어진 올드 트래포드에서의 2차전에선 스콜스의 중거리 슛 한 방이 경기 결과를 갈랐고, 결과적으로 맨유가 결승에 진출하여 결국 빅 이어를 따먹었다. 몇 년 전의 경기도 아니고, 현재 각 팀의 주전 대부분이 뛴, 작년의 경기 결과에서 맨유가 승리한 것이다.

각 리그에서 최상위권에 속한 팀들인 만큼, 유럽 무대에서 종종 마주쳤던 두 팀이 대회의 '결승전'에서 맞붙은 가장 최근의 경기는 챔스가 현재의 시스템을 갖추기 전인 90-91 시즌 UEFA 컵 위너스컵의 마지막 경기. 당시 경기에서 맨유의 레전드 중 하나인 마크 휴즈는 두 골을 넣으며 로날드 쿠만이 후반전에야 한 골로 따라붙은 바르셀로나를 제쳤다.

08-09 UEFA 챔스의 결승전에서 만약 맨유가 승리한다면 유럽 최강자의 자리에 2년 연속 올라가게 된다. 반면 바르셀로나가 승리한다면 리그 우승과 FA컵(코파 델 레이), 그리고 챔스 우승까지, 가장 영광스러운 트리플을 달성하게 된다. 5월28일 새벽, 한국에서도 잠을 못 이루는 팬들이 꽤 많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