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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타임스

이사카 코타로의 작품을 읽는 재미 이렇게 사진을 보니까 왠지 탁현민이랑 좀 비슷한 것 같기도... 이사카 코타로에 관한 포스팅을 많이 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취향이 맞다 보니 책도 많이 읽게 되고, 그래서 포스팅도 많이 하게 된다. 현역 작가들 중 이사카 코타로만큼 스펙트럼이 다양한 작가가 또 없진 않겠지만, 묘하게도 그렇게 다양한 취향의 작품들이 모두 내 취향에 잘 맞는다. 아기자기한 소품, 냉소가 가득한 장편, 작정을 하고 쓴 게 분명한 노골적인 스릴러까지 모두. 오늘 새벽에 막 책장을 덮은 그의 작품은 '오! 파더'였다. 여차저차한 사정으로, 성격과 개성과 취향이 제각각인 4명의 아버지(!)와 함께 사는 고딩 남자애가 화자로 등장하는 작품. 희한한 건, 엄마가 거의 나오질 않는다는 것. 그 4명의 아버지 가운데 누가 주인공 유키오의.. 더보기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by 이사카 코타로 엉뚱하지만 기발한 상상력. 문화 창작자라면 누구나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덕목인데 우리나라에서도 팬이 많은 일본 작가 이사카 코타로가 바로 그걸 아주 제대로 발휘할 줄 안다고 보면 틀림이 없을 것이다. 도대체가 무슨 뜻인지 전혀 감도 잡히지 않는 이 희한한 제목의 소설은, 마지막 장(章)으로 들어갈 때쯤 무릎을 치게 만들고 참으로 화사(?)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꼭 전형적인 일본 소품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 주인공인 새내기 대학생이 하필이면 그 자리에서 밥 딜런의 'Blowin in the Wind'를 흥얼거리며 불렀어야 했던 이유가 있고, 하필이면 버스 안에서 그녀를 만났어야 했던 이유도 있으며, 등장인물들이 하필이면 집오리와 들오리로 비유가 되어야 하는 이유가 있고, 그리고 이 모든 .. 더보기
모던타임스, 이토록 슬픈 부품(들) (리뷰에 앞서, 채플린의 영화는 국내 개봉 시의 한글 제목인 '모던타임즈'로, 본 리뷰의 대상인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은 국내 출시 제목인 로 표기할 것을 알린다) 채플린의 영화 '모던타임즈'를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거대한 태엽 장치에 빨려들어가는 노동자의 모습이다. 어떤 식으로든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개인은 깡그리 무시하는 이 거대한 시스템을 이만큼 명료하게 보여주는 이미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사카 코타로의 '21세기 코믹잔혹극'이란 부제가 붙은 또한, 무려 60여 년 전에 한 천재가 보여준 비전을 그대로 유지한다. 황당무계한 블랙코미디를 넘어서는 페이소스를 느끼게 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언제나 거대한 그 누군가이며, 그.. 더보기
지름품 도착 하늘도 쳐다보지 못하고 살 정도로 짬을 내기 힘들 때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지름신(이라고 해봐야 참 소박;;하지만)의 강림 질렀다. 그리고, 도착했다. 기특한 알라딘. 기대하고 있는 순서대로(?) 쌓아놓은 책들. 특히 러브크래프트 전집, 옛날에 일본어 중역본을 읽었을 때의 악몽을 떨쳐버릴 수 있겠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