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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

올림픽의 몸값 by 오쿠다 히데오 요즘엔 책 읽는 것 말고는, 다른 일로 개인적인 시간을 보낸 일이 별로 없기에 계속 책 리뷰 포스팅이 올라온다. ㅎㅎㅎ 그래도 이렇게, 싸게 먹히는(?) 취미를 갖고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재치 넘치는 이야기꾼으로 통하는 오쿠다 히데오의 '올림픽이 몸값'. 원래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큰 규모의 국제 행사를 개최한다는 것 자체가 정치적일 수밖에 없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1964년의 도쿄올림픽은 정치적인 함의가 흘러넘친 수준이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전쟁에서 패해 쫄딱 망한 나라가 보란듯이 올림픽을 유치한 것은 너무나도 노골적인 정치적 제스처였던 것(이런 점에서, 우리나라가 전쟁에서 패망한 건 아니지만 1988년 서울올림픽을 준비하던 모습이 겹치기도 한다). 도쿄대에 재학 중인 한 젊은이.. 더보기
공중그네 by 오쿠다 히데오 하얀 백지 위에, 까만 색의 문자들. 어떻게 그것만으로 사람을 울게도 하고 웃게도 하는 한편으로 가슴 설레이게도 만들까. 이렇게 보면 작가는 참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들이다. 구체적인 광경을 커다란 스크린에 펼치는 영화와는 다른, 활자화된 대상이 행간을 넘어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글을 참 잘 쓴다'는 건 부단한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조지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를 보면서 그 먹먹함에 눈시울이 뜨거웠고, 리처드 매드슨의 '나는 전설이다'를 보면서 그 공포감에 심장이 오그라들었으며, 프레더릭 포사이드의 '자칼의 날'을 보면서 그 박진감에 손바닥에서 절로 스며드는 땀을 느꼈던 나는, 이제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를 보면서는, 요즘 흔히 하는 말로 '뿜었다'. 무진장 웃기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