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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월드컵 B조 최종전



<대한민국 vs 나이지리아 2:2 무승부로 한국팀의 원정 월드컵 첫 조별예선 통과>







경기 결과는 무승부지만, 마치 승리한 것처럼 기뻐하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 당연히 이 결과는 우리로선 성공이다. 안방이 아닌 해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조별예선을 통과하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으니.

조별예선 통과, 그러니까 16강 진출에 대해서 한 마디. 이번 2010 남아공 월드컵 이전까지의 모든 대회에선, 개최국이 16강 진출에 성공했으나 이번엔 그 징크스가 깨졌다(?). 바로 개최국 남아공이 조별예선에서 탈락한 것.

그런데 이건, 정확히 말하자면 '월드컵 개최국은 반드시 16강에 진출한다'고 이야기하기 전에 '적어도 16강 이상은 진출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진 국가에서 월드컵을 개최한다(했다)'고 봐야 한다(물론 2002년의 한국과 일본의 경우는 제외해야 한다). 사실이 그렇지 않은가?

월드컵이란 대회에서 조별예선 통과가 그만큼 힘들다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함이었다. 어쨌든 다들 잘 싸웠다.



<박주영의 프리킥 골>







남아공 월드컵의 공인구 자불라니를 두고 논란이 많았다. '탱탱볼의 외양 업그레이드에 수백억을 쓴 아디다스'란 평가가 있는가 하면 '수퍼마켓에서 파는 축구공 같다'고 이야기한 사람은 스페인의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 심지어 '축구공이 아니라 럭비공'이란 이야기까지.

이번 대회 들어 대한민국 vs 나이지리아전 전까지, 직접 프리킥 골이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이 자불라니에 대한 '박한' 평가를 뒷받침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박주영이 직접 프리킥 골을 넣었다. 미디어에선 '아르헨티나전 자책골을 씻는 통렬한 속죄포' 정도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난 그것보단 '자불라니로 직접 프리킥 골을 성공시킨 남아공 월드컵 최초의 경우'라고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은 경기에서도 박주영의 프리킥 기회를 많이 살려야 할 것 같다. 어쨌든 그는 지금 남아공 월드컵 최고의 프리킥커이니.



<우루과이 라운드>





옛날 고리짝인 1930년과 1950년에 월드컵을 잡수신 바 있는 우루과이는, 최근엔 세계 정상급의 전력이라고 이야기하긴 민망하지만(남미 지역예선을 꼴찌로 겨우겨우 통과했다), 맨유에서 잠시 뛰다가 퇴출된 후 프리메라리가로 가서 두 시즌 연속 득점왕을 먹은 디에고 포를란이 아직 건재하다(프리메라리가의 두 시즌 연속 득점왕은 그가 유일하다).

이번 대회에서도 특유의 날카로운 감각을 선보이고 있는데... 아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최근에는 포를란만 보면 괜히 웃음이 실실 나온다. ㅎㅎㅎ 그 이유는 축구 포털 골닷컴의 축구 웹툰 작가 중 프리메라리가를 전문으로 다루는 칼카마나라는 이가 포를란을 완전 개그 캐릭으로 자주 그리고 있기 때문.






표능란씨...라는 이름으로, 완전 개그 캐릭터가 되어 자주 나온다. ㅋㅋㅋ 그렇지만 노장임에도 여전히 녹슬지 않은 실력만은 개그가 아닐 것. 게다가 우루과이는 조별예선 경기에서 0실점을 기록했다. 같은 조에 속한 국가들이 남아공, 멕시코, 프랑스 등등 창끝이 약간 무딘 팀들이었음을 감안해도 이 성적은 나쁜 게 아니다.

우루과이의 수비를 어떻게 깨야 할까... 결국은 우리가 가진 장점을 활용해야 할 것 같다. 박지성은 유리한 위치에서 파울을 많이 얻어내고, 이청용은 특유의 빠른 돌파를 구사하는데, 박주영이 그리스전만큼 똥볼을 잘 못 잡아주고 있는 것 같아 좀 아쉽다.



<허감독... 허감독!>





허정무 감독이, 감독으로서 기본적인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고 보진 않는다. 사실 아시아 지역예선만 놓고 보자면 북한, 사우디, 이란 등 굉장히 껄끄러운 팀들로 구성된 조에서 무패를 기록했다는 점만 봐도, 거의 2MB에 비견할 만한무능한 리더라고 하는 점에 100% 동의하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이번 대회 들어 조별예선 경기에 마련한 전략과 전술이 100%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것이었냐 하면, 거기에 대해선 당연히 의구심이 든다. 특히 우리 팀의 강점을 완전히 지워버린 아르헨티나전은 두고두고 아쉬움에 남고, 선수 교체 타이밍은 종종 늦었으며, 퍼포먼스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 특정 선수를 계속 기용하는 것 등이 그렇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사실 이제부터 허감독이 진짜 자신이 가진 것을 보여줄 때라고 본다. 조별예선이야 3경기에 불과하긴 하지만 사실 한 경기 져도 다음 경기를 준비할 며칠의 시간을 벌 수가 있고, 무엇보다 한 경기 진다고 해서 당장 보따리 싸서 집에 돌아가야 하는 건 아니잖나. 하지만 이제부턴 다르다.

이제부턴 한 경기 삐끗하면 무조건 고향 앞으로 출발이다. 허정무 감독, 당신이 지금까지 쌓은 수십 년 축구 인생의 커리어가 앞으로 몇 경기를 어떻게 지도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부탁하건대 온갖 치사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그게 불법이 아니고 레드카드를 받을 수준이 아니라면 무엇이든 '저지르면서' 반드시 이겨라. 선수들에게 그렇게 하게끔 하라.

그게 감독의 능력이다.



<그리고 오늘의 한 컷>




로봇으로서의 품번(?)까지 과감하게 인증한 차미네이터가, 자신의 중량을 감당할 수 있는, 스탭 중 유일한 외쿡인(베르헤이옌 수석코치)에게 달려든 장면. 오늘의 포토제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