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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판 '벨라 차오'의 데뷔를 기대한다



내년 11월 G20 정상회의 한국개최 확정 (연합뉴스)


2MB가 조롱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당연히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혼자서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 뭔가에 희한할 정도로 집착하는 것이다. 내년 겨울에 그레이트 20 정상회의가 우리나라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역시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뭔가 보여드리겠'읍'니다"를 외치고 다니는 모습이구나.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 안 새나.

하긴 철 들고 나서의 대부분을 공사판에서 지낸 약력의 그이긴 하다.

다만 이전까지 그레이트 정상회의나, WTO, IMF 총회 등등 '괜히 뭔가 중요한 것만 같은' 모임이 있던 도시에서는 이렇게 전세계적인 규모로 벌어지는 공식적인 착취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이를 막으려는 경찰은 반드시 심각한 숨바꼭질을 벌였던 것을 기억하면 또한 다른 의미에서 국제적인 볼꺼리(?)가 연출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무럭무럭 커진다.





바로 이 모습이 대한민국의 뉴스에는 나오지 않는 2009년 9월의 피츠버그다.



그리고 지난 1999년 미국 시애틀. WTO 회담을 반대하는 시위대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데뷔'시킨 바로 그 노래, 벨라 차오(Bella Ciao)를 떠올리게 되기도 하고.

원래는 이탈리아의 민속 음악이었던 이 노래에 가사를 새로 붙여 2차 세계대전 당시 빨치산들이 처음 부르기 시작했다는 벨라 차오는 20세기의 끄트머리와 21세기의 벽두를 이으며 같은 꿈을 꾸는 전세계의 사람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었다.



1999년 '시애틀 공방전'의 상징이 된 사진.


이후 서구의 좌파 진영이 모이는 자리에선 항상 울려퍼진 이 노래를 내년에 다 같이 부를 수 있을까. 2010년의 대한민국에서, 한글 가사가 붙은 벨라 차오를 어깨 걸고 다 같이 부를 수 있을까.

조금은 더 나은, 조금은 더 평등해진, 조금은 더 많은 사람이 같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은, 그런 꿈을 꾸는 이들이 있기에 반드시 온다. 누군가의 이상은 실현이 된다.


(http://www.chumbawamba.tv/media/Chumbawamba-Bella_Ciao.m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