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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란티노

러브 익스포져: 이토록 극적인 경험 농담이 아닌 사랑 이야기 소노 시온 감독이 연출한 러닝타임 237분짜리(!) 영화 를 보는 것은 여러 모로 매우 극적인 경험이다. 어떤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할 수 있어야 좋은 영화'라는 말을 흔히 하는데 그런 점에서 보면 는 당연히 좋은 영화다. 4시간 동안의 이야기는 결국 '지고지순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는 단 한 마디로 요약이 가능하다! 흔해 빠진 사랑 이야기야 쌔고 쌨지만, 이 영화는 조금 특별하다. 마치 프리츠 랑 감독의 처럼 전반부와 후반부가 서로 완전히 다른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 의 전반부는 포복절도할 코미디와 목불인견의 하드고어(...) 씬이 뒤섞여 있는데, 그 두 요소가 이질적이긴 하지만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일본 영화를 처음 보.. 더보기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의 유쾌함 영화를 보고 나서, 감탄했다. 타란티노란 인간은 어쩌면 저렇게 아무것도 아닌 농담을 2시간이 넘도록 쉬지도 않고 해댈 수가 있을까. 사실 이건 대단한 능력이다. 나치를 잔인하게 '학살'하고 다니는 미군 특수부대의 이야기에 별안간 타란티노가 꽂힌 이유는 또 뭘까. 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별다른 생각 따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전쟁의 참상을 고발한다든가 아니면 실제 역사와는 다른 대체 역사의 가치 같은 것들은 그냥 타란티노에게는 애초부터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심지어 이 '미친 개떼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2차 세계대전을 그냥 끝내버린다. 이 정도 수준의 농담을, 이전까지는 어떤 영화에서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결국 그게 가능했던 '판'은, 시나리오와 연출을 모두 겸한 타란티노가 영화를.. 더보기
이름 없는 책 짱 재미있다! 필명이 익명(Anonymous)인 저자는, 둘 중 하나다. 살아 돌아온 앰브로스 비어스, 아니면 로버트 로드리게즈. 마치 영화 의 소설판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은 완벽한 '안드로메다 행 티켓' 그 자체다. 짤막한 챕터로 나뉜 이 책을 보는 동안, '도대체 어떤 작자가 이런 책을 썼는지' 궁금해질 것이고, '뭐 이 따위 책이 다 있지'라는 생각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에 대해 불만이 가득할 수도 있다. 내용을 요약하는 건 사실 별 의미가 없다. 교훈 따위는 눈을 씻고 찾을래야 찾을 수도 없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B급 정서로 충만한 이 소설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꽤 많으며,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가 궁금해서 어지간하면 손에서 떼어놓기도 힘들 것이다. 진짜 재미있다. 후회하지 .. 더보기
62회 칸 영화제 현지 시간으로 어제(5월13일), 칸 영화제가 시작됐다. 이제 열흘 동안, 이 작은 프랑스의 휴양지는 전세계에서 모여든 영화 관계자들, 취재진들로 북적일 것이다. 내 살아 생전에 이런 데 구경 한 번 가볼 일이 있을까. 올해로 62회를 맞은 칸 영화제에선 박찬욱 감독의 '박쥐'와 봉준호 감독의 '마더'가 각각 경쟁 부문과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되어 관심을 모...은다고 일단 많은 한국 미디어에선 이야기하고 있는데, 글쎄 어떨지는 뚜껑을 열어 봐야지. 올해 심사위원장은 영화 '피아니스트'에 출연했던 프랑스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맡았다. 그 외에는 '위 오운 더 나잇'을 연출했던 감독 제임스 그레이,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원작을 썼던 영국 작가 하니프 쿠레이시, 그리고 한국의 이창동 감독에다 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