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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진중권의 서양미술사를 읽다






지금 진중권을 보면, 뭔가 좌충우돌하는 약간 찌질한-_-인간 정도로 보일 수 있겠는데 그가 저술한 서양미술사 두 권(고전예술 편, 모더니즘 편)을 읽고 나면 이 양반이 하는 짓이 좀 비호감이어서 그렇지 머리에 든 건 참 버라이어티한 양반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사실 우리 모두는 학창시절에 미술사, 특히 서양미술사에 대해선 거의 예외 없이 '통시적' 관점에서 바라본 결과물을 달달 외운 적이 있다. 물론 수천 년을 아우르는 서양 미술의 역사에 관한 지식을, 효율적(?)으로 머릿속에 채우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었을 터.

하긴 딱히 미술이나 미학 등을 전공할 일이 없는 이라면, 칸딘스키는 색채에 관해 왜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과 논쟁을 벌였는지, 그리고 1차 세계대전의 대량학살이라는 두려움이 당대의 미술가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리고 마르셀 뒤샹은 왜 양변기를 갖다 놓고 미술작품이라고 우겼는지(?), 말레비치는 왜 그저 평범한 검정색 사각형을 미술작품이라고 우겼는지;; 등에 관해 차분하게 곱씹을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확실히 고전예술 편이 모더니즘 편보다는 다소 이해가 쉬웠다. 그도 그럴 것이 어차피 르네상스 이전의 서양미술은 제재로 삼았던 것이 뻔하지 않은가. 그리고 모더니즘 편으로 와서는 아방가르드라는 사조가 생각보다 꽤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는 것도 흥미로왔던 부분.


그리고 우연찮게 친구한테 들은 이야기. 오마이뉴스의 오마이TV에서는 '저자와의 대화'라는 꼭지를 운영하고 있는데 특정 책의 저자들을 초빙해서 강의를 듣는 형식이다. 이전에는 이 저자와의 대화 꼭지에서 조국 교수의 진보집권플랜 강의를 시청한 적이 있는데, 친구 이야기로는 진중권도 서양미술사 강의로 여기에 출연한 적이 있다고. 유튜브에서 찾아보니 영상이 있어서 링크.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모더니즘 편을 보고 난 다음에 강의 이해가 더 쉬울 것이다. 그리고 러닝타임이 1시간45분이 넘는 영상이라 유튜브의 스트리밍이 부담스럽다면, 아이튠즈에 들어가서 다운로드를 받은 다음에 시청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다만 이 경우는 화질이 조금 더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