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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맥커리, 진실의 순간展



스티브 맥커리(Steve McCurry)라는 이름을 들으면 '누구더라'하고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을 것이다. 하긴, 위대한 창조자일수록 자신의 이름보다는 그가 남긴 작품 하나로 평가를 받는 것이 맞을 것이다.



바로 이 사진 한 장.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표지를 장식했던 이 사진을 촬영한 사진작가가 바로 스티브 맥커리이다. '스티브 맥커리 진실의 순간展(Steve McCurry Unguarded Moments)'이 열리고 있던 세종문화회관을 다녀왔다.


(그런데 나름 인증샷도 찍고 전시장 안에서도 몇 방 찍었는데 디카의 메모리 칩이 문제가 생겨 찍은 사진 전부를 홀라당 날려먹었다 ㅠㅠ '대가 앞에서 깝치지 마셈 ㅇㅅㅇ'라는 하늘의 계시였던 것인가)


다행히도(?) 인터넷에서 스티브 맥커리라는 이름으로 검색을 하니 전시장에서 봤던 사진을 대부분을 이미지로 구할 수가 있었다. 그렇지만 실제로 전지 사이즈로 뽑아놓은 작품을 코앞에서 감상하는 것과 LCD 모니터로 자그마한 이미지 파일을 구경하는 것과는, 당연하지만 많이 다를 것이다.














이처럼 그냥 그 사실 자체를 웅변하기도 하고, 때론 낭만적이기도 하면서 때론 고발자의 위치에 서기도 하는 스티브 맥커리의 카메라가 가장 큰 힘을 발휘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생각하는 작품들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사람'을 담았을 때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티브 맥커리의 인물 사진을 보고 있으면, 그가 굳이 대단한 '작품'을 염두에 두고서 이 작업들을 시도하진 않았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사람의 눈동자에 가장 많은 것들이 담겨 있고, 그는 그저 말 그대로 그 세상을 차분하게 사진으로 남겨놓은 게 전부일 것이라는 생각. 물론, 이것은 세상의 모든 예술가들이 지향하는 바일 것이다.


스티브 맥커리 진실의 순간展은 5월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시간이 많이 남질 않았으니 좀 서둘러서 관람할 것을 추천. 특히 전시장에선 다큐멘터리가 한 편 상영되는데, 바로 맨 위 사진의 아프가니스탄 소녀를 최초 촬영 후 17년이 지나 다시 만나게 되는 과정은 코믹하면서도 뭉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