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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으로 가는 판은 벌어졌다




자 이제 판은 벌어졌는데...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와 한 조에 속하게 된 대한민국. 혹자는 수월한 조편성이라고도 하고, 혹자는 어려운 조편성이라고도 한다. 남은 기간은 불과 7개월.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것들은 많을 것이다.

이번의 조편성에 대한 한 축빠의 생각.

우선 먼저 쉽지 않은, 험난한 편성이라고 생각한다. 1번 시드를 받은 국가들 중에 '그나마' 전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드는 게 아르헨티나라면 이런 상황은 더하다.

그 이유는, 대한민국이 월드컵 같은 대회에서 조 1위를 노릴 수는 없다고 보면, 1승 2무나 1승 1무 1패나, 아무튼 1승만은 어떻게든 건져서 조 2위 턱걸이를 해서 2라운드 진출을 노려야 하는데, 그럴 바에야 차라리 브라질이나 스페인 같이 넘사벽 차원의 팀이 하나 있어서 얘네가 놀면서도 확실히 3승을 챙겨줄 때 어부지리(?)로 2위를 노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오히려 그런 상황이 현실적이라고 봤을 때, 남미 예선에서 지지부진했던 아르헨티나(사실 마라도나 감독이 본선까지 갈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가, 우리나라는 몰라도 그리스나 나이지리아를 손쉽게 잡아줄 수 있을 거라고 보기는 사실 힘들다.

복잡한 숫자 놀음이 또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첫 판 상대 그리스. 한국 대표팀이 '유럽'의 경기장에서, '유럽 국가'를 상대로 이긴 경험이(친선전이지만) 딱 한 번이 있는데 그 상대가 바로 그리스다. 지난 2007년의 경기에서 두 팀은 친선전이긴 했지만 팀의 주력을 총출동시키며 제대로 붙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당시 프리킥 결승골을 넣었던 이천수가 없는 게 아쉽지만 아무튼 기분 좋은 기억이 있는 상대다.

전통적으로 수비를 두텁게 세우기로 유명한데 우리 국대가 최근 보여주는 골 결정력으로 그리스 수비진을 깰 수 있을지 의문이다.

두 번째 상대가 바로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의 예선전 경기를 두어 번 봤는데, 솔직히 월드컵에서 우승을 논할 레벨이 아니었다고 본다. 그냥 조직력이란 자체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는데, 오로지 공격진의 부분 전술에 의존하는 모습이 그랬다.

다만 우리 팀의 수비가 메시나 테베즈 같은 땅꼬마(...)들을 잘 막아낼 수 있을지 걱정. 이정수는 공격수 출신이라 발은 빠르지만 순간적인 센스에서 만점을 주긴 힘들고, 조용형도 마찬가지. 김남일만 8년 전으로 돌아가도 좋을 텐데. ㅠㅠ

그리고 마지막 상대는 나이지리아. 이번 대회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은 사실상 홈그라운드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최근의 전력으로 볼 때 B조에 속한 국가들 중 우리 팀이 '골을 넣기가' 상대적으로 쉬운 팀이 바로 나이지리아가 될 것이다. 마르틴스가 여전히 빠르고, 오뎀윈지가 유연하지만 확실히 승점을 챙겨야 하는데 이런 나이지리아와 마지막에 붙는다는 것이 한국으로선 유일한 불만이 될 듯.

월드컵 같은 대회에서 대한민국은 사실상 최하위 언저리에서 벗어나긴 힘들지만, 동시에 그 어떤 팀도 이제는 한국을 만만하게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오직 그거 하나 믿어야 한다면 서운한데, 어쩌겠어. 사실이 그런 걸.


P.S:
브라질, 코트디부아르, 포르투갈과 붙은 북한은 제대로 관광 타게 생겼다. 너무 쎈 넘들이 모여 있으니... 2002년에 처음 월드컵에 진출했던 중국과 비슷한 꼴이 나지 않을까.

그러나 따지고 보면 1966년에 북한이 이탈리아를 부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의외성, 바로 그 재미 때문에 축구란 경기가 재미있는 것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