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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매치 데이가 밝았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무지하게 오랜만에 모두 잠든 새벽 시간에 본토에서 경기를 벌이는 내일 새벽은 각국 대표팀의 경기가 잡혀 있는 'A매치 데이'. 본의 아니게 축구 관련 포스팅이 연속으로 두 번 이어졌다.



대한민국 VS 덴마크(15일 일요일 새벽 4시 SBS TV 생중계)

대한민국 팀에선 최근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공격 퍼포먼스로만 따져서 최고조를 달리는 박주영이 부상으로 빠진 것이 안타깝지만 피치 위에선 사실상의 감독인 박지성이 돌아왔다. 하지만 경기 감각이 떨어진 상태인 것이 불안 요소. 사실 이번 경기에서 이 붉은 악마들은 미드필드진과 수비진의 짜임새 있는 운영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다.

덴마크 팀에선 롬메달과 토마손 등 노장들이 부상으로 빠져서 신예 위주로 팀이 구성된다지만 2010 월드컵 조별 예선을 당당 1위로 통과할 때도 사실 붙박이 멤버로만 운영되진 않았다. 1.5군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크리스티안 폴센이 건재하고 언제나 효율적이고 실용적으로 경기 운영을 하는 덴마크는 월드컵에선 16강 이상의 전력이라고 보기 때문에 재미있는 경기가 예상된다.

경기는 한국으로선 적지인 덴마크에서 열린다. 장외에선 롤리건(Roligan: 광적으로 흥분하기 좋아하는 유럽 축구팬들과는 달리 덴마크의 팬들은 소박하지만 질서정연한 응원을 펼친다. 훌리건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해외의 미디어가 덴마크 축구팬들에게 붙인 별명)과 콜리건(Koligan: 2002년 월드컵에서 붉은 악마들이 펼친 응원전을 보고 놀란 해외 미디어가 한국 축구팬들에게 붙인 별명. 즉 응원에선 그 어느 팬들 못지 않게 열정적이지만 질서를 잘 지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모양)의 대결이 펼쳐진다.

예상: 덴마크 승 or 무승부

근소한 차이로 홈팀인 덴마크의 우세를 점치지만, 이젠 한국 축구도 유럽이라고 완전 개무시를 할 만한 수준이 아닌 것은 여러 차례 증명되었다. 덴마크의 승리 혹은 무승부 예상.



브라질 VS 잉글랜드(15일 일요일 새벽 2시)

둥가 감독 취임 초기만 해도 '브라질 다운 축구를 구사하지 못한다'는 비아냥에 시달린 브라질 대표팀이지만 조별 예선에서 최대 난적으로 꼽힌 아르헨티나를 맞아 승리했고, 사실 전적만 놓고 보면 나쁜 것도 아니었다. 카나리아 군단이 언제나 상대팀을 3점이나 4점 이상의 점수 차로 이기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팬들도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잉글랜드는 캡틴 존 테리가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됐고 램파드와 제라드도 부상을 당해 카펠로 감독은 스쿼드 운용에 골치가 아파졌다. EPL 경기장을 자주 찾는 그가 선택한 가레스 배리나 저메인 지나스 같은 자원들은 주말마다 맞닥뜨렸던 팀과는 완전히 다른 색깔의 팀을 맞아 쉽지 않은 경기를 펼칠 것이다.

예상: 브라질 쾌승

둥가 감독의 브라질 대표팀은 공격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미드필드에서의 압박과 수비도 탄탄하다. 잉글랜드로선 루니의 종횡무진 돌파나 세트 피스에서 마이클 캐릭의 능력이 발휘되지 못한다면 생소한 카타르 도하에서 치욕을 맛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탈리아 VS 네덜란드(15일 일요일 새벽 4시)

2006년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탈리아지만 최근의 사정은 그리 좋지 않다. 프란체스코 토티, 말디니, 네스타 같이 공수의 기둥이 되었던 선수들은 일찌감치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고 전반적으로 나이가 많은 노장들로 팀이 구성되었다. 그렇지만 위기에 처했을 때 마법과도 같은 힘으로 뭉치는 팀이 또한 이탈리아이기도 하다. 솔까말 2006년 월드컵을 그들이 차지할지 누가 예상이나 했던가.

네덜란드는 2002 월드컵에 출전조차 못했던 아픔을 거울 삼아 자국 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20대 중후반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린 것이 2000년대 초반인데, 지금은 또 거의 세대교체가 되어 유럽 각국의 정상급 리그로 진출한 젊은 선수들이 주전 자리에 많이 들어섰다. 노련한 경험까지 갖춘 이 젊은 사자들(네덜란드 축구협회의 엠블럼은 사자를 형상화했다)의 행보가 기대된다.

예상: 네덜란드 승 or 무승부

이탈리아에선 골을 넣을 만한 선수가 별로 없다. 기대한다면 세트 피스에서 피를로가 한 방 정도 터뜨리는 것. 반면 네덜란드는 날카로운 창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네덜란드의 우세가 예상된다.



스페인 VS 아르헨티나(15일 일요일 새벽 6시)

스페인 대표팀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하면 단연 막강 화력이다. 소속팀은 전에 없이 부진하지만 토레스는 꾸준히 골을 터뜨리고 있으며 샤비 에르난데스, 사비 알론소 같이 중원에서 안정적으로 전방에 패스를 공급하거나 이니에스타 같이 저돌적인 돌파를 즐기는 선수도 있다. 게다가 이번 A매치 데이에 나서는 유럽 정상급의 팀 가운데 전력 누수 요소를 찾아볼 수 없는 거의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아르헨티나 대표팀도 막강 공격력으로 승부하는 팀이다. 마라도나 감독의 경질설이 계속 흘러나오는 것이 팀으로선 찜찜하겠지만 그야말로 '혈투'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남미의 험준한 월드컵 조별 예선을 기어코 뚫지 않았던가. 그러나 지난 조별 예선 경기에서 보듯이 수비가 너무 부실하다. 사무엘은 젊었을 때나 나이 좀 먹은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예상: 스페인 승

두 팀 모두 막강 화력을 보유한 팀이지만 그 면면을 들여다 보면 조금은 내용이 다르다. 전반적인 조직력이나 세밀한 조율에선 스페인이 우세. 게다가 이번 경기는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열린다.



이렇게 굵직한 경기들 외에 열리는 경기는 다음과 같다.

프랑스 VS 아일랜드 : (요 경기는 친선전이 아니라 월드컵 예선전이다) 프랑스가 우세하지만, 최근 팀이 내리막이다.
독일 VS 칠레 : 최근 독일은 무패의 팀이다. 독일이 손쉽게 승리할 것 같다.
남아공 VS 일본 : 왠지 꽤 볼만한 승부가 되거나 아니면 무지하게 지루한 경기가 될 것 같다.
슬로바키아 VS 미국 : 치고 받는 난타전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