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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스파이(들): 첩보소설의 거장, 프레드릭 포사이스



<들어가며>

다른 그 무엇보다 문학적인 완성도를 중시하는 순수문학에 반하여, 대중문학(혹은 장르문학)은 그것을 읽는 독자들에게 최대의 재미를 선사하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친다. 둘 사이의 경계에 관한 (매우 심각한)탐구나 심지어 아예 그 경계를 허무는 작업 또한 여러 차례 진행되었고 현재도 진행 중인데, 중요한 건, 그렇게 둘 사이를 어떤 식으로든 구분하는 일은 전문적인 비평의 지면에서나 필요한 일이라는 것. 어쨌든 훨씬 흥미진진한 쪽은 당연히 대중문학이다.

그런 대중문학의 많은 장르 중 첩보소설/스파이소설이 있다.

대중문학이라고는 하지만, '어둠의 심장'이나 '노스트로모'로 유명한 폴란드 작가 조셉 콘라드, '달과 6펜스'로 유명한 영국 작가 서머셋 모옴 등 당대의 작가들이 첩보소설을 집필한 바는 그다지 많은 사람들이 아는 사실은 아니다.

많은 첩보소설들이 오랜 기간 동안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았으나, (우리가 접한)많은 작품들은 영국과 미국 등 주로 서구 진영의 작가들이 쓴 것이고, 따라서 그 대부분의 작품에서 절대악으로 상정했던 소비에트연방이 무너진 1990년 이후 쇠퇴기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이것은, 일정 정도 사실이었다고 생각한다: 바로 오늘 이야기할, 첩보소설의 거장 프레드릭 포사이스는 지난 1996년에 은퇴를 선언한 적이 있으니까. 바로 그의 은퇴 때문에 첩보소설 장르에선 더 이상 훌륭한 작품이 나올 수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2001년 9월11일, 세계 유일의 강대국 미국의 심장부가 폭격을 당하는 사건 이후 프레드릭 포사이스는 은퇴 의사를 번복하고 다시 집필을 시작했다. 은퇴를 하는 것은 화려하게 컴백하기 위한 것이라고, 누가 이야기했던가.


<프레드릭 포사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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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포사이스(Frederick Forsyth)는 1938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스페인의 그라나다 대학에서 수학했고, 영국 공군에서 짧은 기간 동안 파일럿으로 복무하기도 했다. 1961년부터는 로이터 통신에서, 1965년부터는 BBC에서 저널리스트의 길을 걷게 된다.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과감한 묘사, 철저한 고증 등은 바로 그의 전직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1967년의 2개월 간 나이지리아 내전을 현지에서 취재한 후, BBC를 떠나 1969년에 르포 '비아프라 이야기(The Biafra Story)'를 내놓았다. 그리고 1971년에 프랑스의 샤를 드골 대통령을 암살하고자 하는 킬러의 이야기 '자칼의 날(The Day of the Jackal)'을 첫 소설로 내놓는데, 이 작품으로 에드가 앨런 포우 상을 수상하고 전세계에 그 이름을 알렸다. 이후 여러 편의 작품을 내놓으면서도 참으로 꾸준하게 첩보소설이라는 일관된 기조를 결코 놓지 않았다.

그의 특이한 점이라고 할 것 같으면, 작품 내에서 이야기한 건 아니지만 소비에트연방의 붕괴 이후의 대안으로 입헌군주공화국 러시아를 언급했다는 점이다. 어쨌든 그의 작품 면면에서 볼 수 있는 공화주의자로서의 색채를 상기하면 그리 의외도 아니다. 또한 칠순의 나이가 무색하게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하는가 하면 영국 내 언론사에 정기적으로 정치 칼럼을 기고하기도 하고 특별한 정치적 사안이 생길 때마다 영국의 국영 방송이자 왕년의 둥지였던 BBC에선 패널 섭외 1순위로 꼽히기도 한다.



<(의문에 싸인)포사이스의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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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포사이스 원작의 영화화, '전쟁의 개들'


포사이스의 작품 중 '전쟁의 개들(The Dogs of War: 국내에선 심판자란 제목으로 출간됨)'은, 아프리카의 소국을 침략하여 쿠데타를 이끄는 다국적 용병의 이야기가 한 편의 할리우드 영화를 보듯(후에 이 작품은 실제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그 세부적인 묘사와 고증이 너무나도 뛰어나, 호사가들은 이 이야기가 실제로 용병에 의한 총리의 무력 축출 움직임이 있었던(그러나 이 움직임은 사전에 발각되어 실패했다) 아프리카의 적도 기니 공화국에 관한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던 중, 좀 더 흥미로운 이야기가 한 기자에 의해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니까 바로 프레드릭 포사이스 자신이 자본을 투자(?)하여 직접 용병을 고용, 적도 기니 공화국의 독재자를 권좌에서 끌어내리려고 했다는 것. 당사자는 이 소문을 부인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노 코멘트'로 지금까지 일관하고 있다.

또한 전업 작가가 되기 전 상당 기간 해외 특파원으로 지내면서 실제로 스파이 활동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작품들은 이야기의 구성도 뛰어나지만 디테일한 묘사로도 유명하기 때문이다. 역시 당사자는 이 소문 또한 부인했다. 포사이스와 함께 첩보소설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존 르 카레가 실제로 영국 외무성에서 근무하면서 동구권에 대한 스파이 활동을 한 것을 일부 시인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표작들>

워낙 유명한 작가이고 대부분의 작품이 국내에도 출간되었으나, 일부는 이미 절판이 되어 구하기가 쉽진 않을 것이다. 그의 작품들 중 대표작을 몇 소개한다.

자칼의 날(The Day of the Jackal, 1971: 국내 제목 자칼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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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알제리에서의 완전 철군을 반대하는, 프랑스의 극우 단체 OAS가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을 암살하려 한다. 그러나 매번 실패. 이제는 아예 '자칼'이란 닉네임으로 불리는 암살자를 조직 차원에서 고용하고, 암살을 실행에 옮기려 한다. 자칼은 어둠의 세계에 발을 담그고 있는 이라면 누구나 아는, 실패를 모르는 프로페셔널 킬러. 이에 프랑스 경찰의 베테랑 형사 르벨이 나선다. 소설의 대단원, 엄청난 인파 속에서의 대중 집회에 나서는 드골 대통령. 완전히 소개(疏開)된 건물로 잠입하는 데 성공한 자칼. 그리고 그의 뒤를 추적하는 르벨.

과연 결과는???

'자칼의 날'은 사실과 겹치는 부분이 두 가지 정도 있다. 일단 드골 대통령에 대한 암살 기도. 재임 중과 심지어는 퇴임 후에도 그에 대한 실제 암살 기도가 꽤 여러 차례 있었으며, 그로부터 영감을 받아 소설을 집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자칼'이라는 이름의 킬러. 세계 각국 정보기관의 1급 테러리즘 용의자 리스트의 맨 상단에 오른, '카를로스 자칼'이라는 닉네임의 테러리스트는 실재한다. 본명이 일리치 라미레즈 산체스인 그는 지난 1994년 프랑스 경찰(!)에 의해 체포되어,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하지만 소설에서의 자칼은 실제의 자칼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또한 '자칼의 날'은 두 차례 영화화되었다. 첫 출간으로부터 불과 2년 뒤인 1973년에 한 번, 그리고 1997년에 한 번. 예전 영화는 본 적이 없는데, 1997년의 브루스 윌리스가 암살자 자칼로 나온 영화는 거의 만장일치로 최악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물론, 내 생각도 마찬가지다.



전쟁의 개들(The Dogs of War, 1974: 국내 제목 심판자)

아프리카의 가상 소국, 장가로 공화국에서 거대한 규모의 백금 광산이 발견된다. 시대적 배경은 냉전이 한창인 1970년대이고, 장가로 공화국에는 소련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해외에 위치한 여러 광산을 개발해 막대한 부를 거둬들인 영국의 대자본가 맨슨경은 이 백금을 손에 넣을 궁리를 하다 급기야 장가로 공화국 내의 쿠데타를 획책하기에 이른다. 이에 용병을 고용하고, D-데이의 새벽 아프리카의 해안을 통하여 용병들이 침투한다.

작품의 상당 부분은, 용병들이 장가로 공화국에 침투하기 전 다양한 준비를 하는 부분에 할애한다. 디테일한 묘사, 예컨대 국경을 넘나들며 거사에 필요한 각종 무기 및 탄약을 조달하는 과정이나 그걸 해양경비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드럼통 안에 숨기는 장면 등은 정말 놀랄 만한 수준이다. 실제 적도 기니 공화국의 쿠데타 기도에 작가 본인이 관여한 게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충분히 들 만큼.

또한 캐릭터들의 묘사도 생생하다. 악의 축으로 등장하는 맨슨경이나, 그의 수족이 되는 직속 비서, 그리고 사실상의 주인공인 용병(들)은 정말 손에 잡힐 듯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어 많은 독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 것이 아닐까 한다.

이 작품도 영화화가 되었다. 좋아하는 배우들(크리스토퍼 월큰, 톰 베린저 등)은 나오지만, 시놉시스를 보니 원작 소설에서는 설정만을 빌어오고 나머지는 별 관련이 없는 듯하다.



사기꾼(The Deceiver, 1991: 국내 제목 사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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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에트연방이 붕괴되었다. 그것도 어느 날 갑자기. 높고 튼튼한 벽 너머에 존재하던 '절대악'이 사라지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적성국의 온갖 정보를 빼내던 스파이의 존재 가치도 사라지게 되었다. '사기꾼'(주로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서 버스 안에서 책을 보는데, 솔직히 표지에 '사기꾼'이라고 너무 크게 씌어 있어서 사람들 보기가 좀 민망했다)은 바로 그렇게, 원하지 않는 퇴역을 맞게 되는 스파이들에게 바치는 일종의 헌사다. 지금까지 고생 많았다고 다독여주는 제스처 정도?

영국비밀정보국(SIS) 내에, 소련의 KGB에 맞설 특무부서의 창설이 진행된다. 속임수(Deception), 역정보(Disinformation) 등을 전담하는 이 데스크는 줄여서 통칭 '디디(D.D)'라고 했고, 이 데스크의 책임자는 '사기꾼(Deceiver)'으로 불리게 된다. 말 그대로 '희대의 사기꾼'인 주인공 샘 맥크레디는 자타가 공인하는 베테랑. 그런 그도 이제 소련이 없어진 마당에 명예퇴직을 강요 받고, 그런 그는 청문회를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하려 한다. 샘 맥크레디가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해결한 일 4건이 각각의 제목으로 구분되어, 마치 단편 모음집의 형식처럼 보이기도 한다.

주인공 샘 맥크레디는, 소설에서 상당히 능글맞은 사람으로 나온다. 그러면서도 유능하고, 외모는 못생겼지만 주위의 사람들에게 은근한 카리스마도 풍긴다. 현장에서의 임기응변도 능하고, 무엇보다 꽤 유쾌한 사람이다. 포사이스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사기꾼'이라는 제목과도 어울리지 않게시리) 꽤 코믹한 면이 많다.



베테랑(The Veteran: And Other Stories, 2001: 국내 제목 인디언 서머/베테랑 2권으로 나눠 출간)

단편집이다. 왜 본국에선 한 권으로 나온 책이 뜬금 없이 국내에선 두 권으로 나온 건지? 프레드릭 포사이스의 작품은, 워낙 디테일이 뛰어나서 느긋하게 소설의 장면을 머릿속에 상상하면서 읽는 재미도 괜찮지만,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에도 좋다(어쨌든, 대중문학이니). 이 두 권의 단편집에 들어간 작품들은 첩보소설은 아니지만, 이 거장의 필력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다.

인디언 서머: 한 정찰병의 이야기는, 정말 기상천외한 작품이다. 미국의 초기 개척시대, 태어나자마자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고 아메리카 원주민의 손에 의해 길러진 한 백인 청년(심지어 그는 영어도 못 한다)이 있다. 백인이면서 인디언에 대해 잘 안다는 이유로, 인디언 학살에 나서는 기병대의 정찰병으로 복무하게 되는 그. 그러던 중 한 아메리카 원주민 처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빠지는데.. 그들의 사랑은 무려 1백년이 넘게 이어진다! 정말정말 재미있는 작품.

'베테랑'에 포함된 단편 '베테랑'은, 말 그대로 베테랑의 포스를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런던의 뒷골목에서 한 남자가 거리의 불량배들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용의자는 금방 붙잡혔는데, 심증만 있지 물증은 없는 상태. 여기에 런던 최고의 변호사가 나타나 그들을 적극적으로 변호하여 결국 석방을 시킨다. 그 이후? 상상에 맡김. 그리고 여기에 포함된 또 하나의 단편 '기적'은 무진장 웃기는 작품이다(이걸 보다가 늦은 밤의 광역버스 안에서 낄낄대면서 웃었더니,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_- 이러고 쳐다봤다).



어벤저(Avenger, 2003: 국내 제목 어벤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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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작가로서 완숙의 경지에 접어든 포사이스. 공간적으로는 베트남의 정글에서 보스니아의 울창한 숲, 중부 아메리카의 해안까지 휙휙 넘나들고 시간적으로는 1969년의 베트남에서 2001년 9월10일(그렇다. 9/11 사건 바로 전날 소설은 끝난다)까지 휙휙 넘나든다. 그게 다가 아니다. 특별한 능력을 갖춘 주인공이 종횡무진 활약하는 '활극'처럼 보이는 이 작품에서 포사이스는 허무주의적이면서도 모호한 선악의 개념을 보여준다. 1969년 미국이 베트남에 들어간 건 그들의 말처럼 정녕 공산주의로부터의 해방을 위한 것이었나? 보스니아에서 천인공노할 인종 청소가 벌어진 건 무엇 때문인가? 빈 라덴에 대해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갖고 있는 이중적인 시각은 또 뭔가?

그렇지만 절대로 무겁거나 지나치게 진지한 작품이 아니다. 오히려 작품 자체만 놓고 보면, 비교적 최근작이라 그런지 대중문학으로서의 '재미'는 그의 작품들 중 최고라고 할 만하다. 참고로 '어벤저'는 2차대전에 참전했던 구식 복엽기의 이름이며, 동시에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온갖 껄끄러운 일을 매끄럽게 수행하는 프리랜서 해결사인 주인공을 부르는 암호명이기도 하다.



<마치며>

프레드릭 포사이스는 이렇게, 다양한 작품들 속에서 다양한 인물들을 내세워서 참 다양한 이야기를 했다. 결말이 무지하게 궁금해지는 상황 설정, 그리고 특정한 일을 수행하기까지의 준비 과정(그리고 그 과정을 묘사하는 디테일), 이야기의 전개와 때로 가슴이 저릿하게 전해지는 결말 등. 결국 그의 모든 작품들의 공통점은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끝을 보고야 말게 하는' 몰입감과 흡인력이다.

대중문학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를 모두 다 받아도 거부감이나 어색함이 전혀 없는 작품들. 그런 작품들이 바로 프레드릭 포사이스의 작품들이고, 대중문학의 작가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아 마땅한 사람이 바로 프레드릭 포사이스일 것이다. 팬의 한 사람으로서 그의 필력이 영원히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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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위에 프레드릭 포사이스의 대표작들을 몇 꼽았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그 리스트는 내가 본 작품들이다. 살짝 눈치를 챈 이도 있으리라. 전술한 것처럼 그의 대부분 작품들은 이미 국내에 출간이 되었는데, 초기의 몇 작품은 중역본으로 번역 상태가 엉망이거나 그나마 절판되어 현재는 구하기도 힘든 작품들이 있다. 그럴 땐 어쩔 수 없이 중고 서점을 찾아봐야 할 듯. 국내에 출간된 그의 작품들과, 국내 출간 당시의 제목은 아래와 같다.


비아프라 이야기(The Biafra Story, 1969: 국내 미출간)
자칼의 날(The Day of the Jackal, 1971: 국내 제목 자칼의 날)
오뎃사 파일(The Odessa File, 1972: 국내 제목 오뎃사 파일)
전쟁의 개들(The Dogs of War, 1974: 국내 제목 심판자)
양치기(The Shepherd, 1975: 국내 미출간)
악마의 선택(The Devil's Alternative, 1979: 국내 제목 악마의 선택)
에메카(Emeka, 1982: 국내 미출간)
노 컴백(No Comebacks, 1982: 국내 제목 면책특권)
제4의정서(The Fourth Protocol, 1984: 국내 제목 제4의 공포)
니고셰이터(The Negotiator, 1989: 국내 제목 교섭자)
사기꾼(The Deceiver, 1991: 국내 제목 사기꾼)
Great Flying Stories, 1991: 국내 미출간-단편집(작품 '양치기' 포함)
신의 주먹(The Fist of God, 1994: 국내 제목 신의 주먹)
아이콘(Icon, 1996: 국내 제목 코마로프 파일)
맨하탄의 유령(The Phantom of Manhattan, 1999: 국내 제목 오페라의 유령 2)
베테랑(The Veteran: And Other Stories, 2001: 국내 인디언 서머/베테랑 두 권으로 출간)
어벤저(Avenger, 2003: 국내 제목 어벤저)
아프간(The Afghan, 2006: 국내 제목 아프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