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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짜장면을 먹으며





짜장면을 먹으며

정호승


짜장면을 먹으며
살아봐야겠다
짜장면보다
검은 밤이 또 올지라도
짜장면을 배달하고
가버린 소년처럼
밤비 오는
골목길을 돌아서 가야겠다
짜장면을 먹으며
나누어 갖던
우리들의 사랑은
밤비에 젖고
젖은 담벼락에
바람처럼 기대어
사람들의
빈 가슴도 밤비에 젖는다
내 한 개 소독저로
부러질지라도
비 젖어 꺼진 등불
흔들리는
이 세상
슬픔을 섞어서
침묵보다 맛있는
짜장면을 먹으며
살아봐야겠다


짜장면이란 단어가 이토록 절절하게 다가오는,
오늘은 블랙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