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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가산 이효석 선생 탄생 105주년





오늘(2월23일) 구글의 메인 페이지. 뭔가 특별한 날이면 구글이 메인 페이지의 디자인을 요런 식으로, 귀엽게(?) 꾸미는 거야 뭐 이젠 유명한데... 커서를 살짝 갖다 대니 오늘은 '메밀꽃 필 무렵'의 저자 이효석 선생의 탄생 105주년이 되는 날이라고.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한국 근대 문학 작품 중 하나인 바로 그 작품.


내가 메밀꽃 필 무렵을 좋아하는 이유는 많다. 우선 당대의 생활상을 덤덤하게 그려낸 것. 전국의 장터를 떠도는 장돌뱅이 인생이야 그 때나 지금이나 별 다를 것은 없겠지만 그 담백한 묘사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한국 문학 작품으로는 보기 드물게 시각적 심상에 천착했다는 것. 주인공(?)인 허생원과 동이가 나귀를 앞세우고는 메밀밭 두렁을 걸어가는 장면은... 정말 바로 눈앞에 그 장면이 펼쳐지는 듯했다(동시에, 한국 근대 문학 작품으로는 보기 드물게 등장인물의 심리 묘사가 탁월한 '표본실의 청개구리'와 'B사감과 러브레터' 같은 작품도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작품들).

아무튼 그러면서도 이야기 내내 위트가 넘치고, 현대의 대중문학에서도 보기 쉽지 않은, 나름의 열린 결말(?)을 채택한 모던함;; 등등의 요소가 잘 녹아있는 작품이니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가 있을꼬.





그리고 한 5년 전인가, 평창에 있는 이효석문학관도 갔던 적이 있다(위 사진 출처는 공식 홈페이지 http://www.hyoseok.org). 근데 하필이면 그 때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주변에 꾸며진 산책로를 다 둘러보진 못했는데, 위 사진을 보니까 산책로를 포함해서 아무튼 주변을 아주 예쁘게 꾸며놓은 모양이다. 다시 가고 싶네.


중고딩 시절 국어 교과서에 나왔던 한국의 시나 소설 같은 작품들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감상은 과거의 아픔;; 때문인지 재미라고는 찾아보기도 힘들고 아무튼 졸립게 만드는 그 어떤 것이라고 치부하기 쉬운데, 이효석 선생의 메밀꽃 필 무렵은 아주 재미있는 작품이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면 꼭 찾아서 보시라. 동네 어지간한 시립도서관에는 한두 권 비치되어 있을 터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