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tc

테오 얀센展을 보러 가야겠어




이 사진의 구조물을 보고서 어떤 생각이 드시는가. 어느 행위예술가가 환경파괴를 고발하기 위해 만든 예술작품 같기도 하고, 조금 끈질긴 성격의 미술 전공 대학생들이 팀을 짜서 졸업작품전에 내기 위해 만든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그냥 자원 재활용을 홍보하기 위한 캠페인 전시의 일환으로 어디선가 뚝딱 만들어서 갖다 놓은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모두 틀렸다. 이 작품은 엄연히 '조각'인데, 조금 특이한 것은 이게 '움직이는 조각'이란 것이고, 무지 희한한 것은 동력으로 사용하는 에너지가 오로지 바람이라는 것이다.

'21세기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소리를 듣는, 네덜란드의 조각가 테오 얀센(Theo Jansen)의 작품이다. 긴 말 할 것 없이 동영상을 보자(이 동영상은 CF이고, 화석 연료를 때서 돌아가는 전근대적인 상품인 자동차 회사의 광고라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이 광고에 직접 출연해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이가 바로 테오 얀센. 그리 놀랄 만한 일도 아니지만, 그는 이와 같은 '살아있는' 작품을 직접 설계해서 작품으로 내놓는 '키네틱 아티스트'가 되기 전에는 대학에서 물리학을 강의했던 사람이라고 한다.

아무튼 그의 작품, 그러니까 동영상을 보면서도 저게 실제인지 믿기 힘든 그의 작품들을 우리나라에서도 볼 기회가 생겼다. 바로 지난 6월12일에 국내에서 '테오 얀센展'이 시작되었다. 기간은 오는 10월17일까지이니 월드컵 실컷 보고 응원할 거 다 하고 심지어 여름 휴가까지 갔다 온 다음에도 구경을 할 수가 있다. 다만 장소가 시내의 박물관이 아니라 국립과천과학관이라서 접근성이 좀 떨어지는 점은 아쉽다.






자신의 작품 앞에 서서 포즈를 취한 테오 얀센. 그는 이번 작품 전시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고. 아무튼 여름 한창 시즌에 바쁜 일을 다 끝내고서 제법 길게 휴가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었는데, 우선 요것부터 보고 난 다음에 뭘 해도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