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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단상




고놈 참 깔끔하게 생겼다


따지고 보면 애플의 아이팟과 아이폰은, 하드웨어로만 따졌을 땐 전혀 새로울 것도 없고 신기할 것도 없는 기기였다. 오히려 전세계 각국 유수의 회사들이 '박 터지게 싸우는' 레드오션 중의 레드오션이 바로 mp3 플레이어 시장과 핸드폰 시장이 아니었던가.

그런데도, 성공했다. 아이팟은 음원의 유통 시장 구조가 획기적으로 바뀌게 되는 상황에 일조했고, 아이폰은 어플로 솔솔한 재미를 봤다. 이건 진정한 '이노베이션'의 성과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스티브 잡스가 사업에는 귀재이지만 직원들 등골 빼먹기와 공 가로채기에다 또 매몰차기로 유명한 사람이어서 그닥 탐탁하게 생각하진 않지만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아이패드도 따지고 보면 이전에 똑같은 기기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런데 과연 아이패드가 (아이팟이나 아이폰처럼)성공할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건 아직 섣부른 감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하고서 생각해본다면,

글쎄, 중박 정도면 몰라도 완전 대박까지는 좀 힘들지 않을까.

우선 시장 자체가 모호하다. 단순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디바이스라고 하기엔 부피가 크고 가격도 넷북보다는 조금 위. 그렇다고 업무용으로 사용하기엔 왠지 부족한 부분이 많아 보인다(일반 노트북이나 넷북과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이야기다).

시장 상황도 그렇고 순수하게 세컨 PC로 사용한다고 했을 때도 모호한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 일례로 영화를 한 편 본다고 해보자. 아마도 인코딩 과정을 거쳐야 할 텐데, 그런 것도 필요 없고 그냥 코덱만 맞춰주면 영화 보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넷북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의문이다.

그리고 또 이렇게 세컨 PC로 사용한다면 별도의 무선 키보드(이미 상품화는 마친 상태)나 마우스가 필요할 듯하다. 기껏 터치식으로 키보드를 만들어놨더니 주렁주렁 달고 다녀야 할 것들이 많고, 거기에 들어가는 돈도 생각하게 될 것이다(수십 만원이 넘어가는 다종다양한 아이폰 액세서리를 생각해 보자).

그럼에도 아이패드의 성공이 영 불가능한 것도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스티브 잡스 본인이 "아이패드가 기존의 종이 신문이나 종이책을 대체할 것"이라고 하기도 했으며, 전세계적으로 사양길에 접어든 이런 기존 미디어의 대안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면 상황은 또 달라질 것.

여기에 이미 애플사의 제품 자체가 (쿨하고, 도회적이며, 세련미가 철철 흘러넘치는)하나의 문화 아이콘이 되어버린지 오래라는 것도 전세계의 수많은 애플 추종자들이 군침을 삼키게 하는 이유가 된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것 하나는, 애플에선 아이패드의 출시에 맞춰 전용 SDK(Software Developer's Kit)를 배포하는데 소프트웨어가 기존 맥 OS에서 구동 가능한 프로그램인지 아니면 아이폰 어플처럼 'PC의 S/W와는 완전히 별개'인 것인지에 관한 것인데... 이통사들의 알력으로 국내 출시가 한참 늦어진 아이폰과 달리 얼마 안 있으면 국내에서도 출시 예정이라고 하니(3월) 이에 대해선 금방 알 수 있을 듯.



그건 그렇고 스티브 잡스, 몇 년 사이 꽤 늙은 것 같다
건강이 안 좋다고 하던데 살도 빠지고 머리도 더 많이 빠진 것 같고 좀 초췌해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