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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디 벨레<Die Welle>, 독재정치란 이런 것



지금, 우리의 시대에서 독재정치가 가능할까?

그 무슨 싱거운 소리를.

경제정책과 관료들의 난맥상을 (인터넷에서)공격한 낭인은 경찰에 체포되기도 하고, 말 한 마디로 정보기관이 국가의 이름(이 빌어먹을 자식들아 여기에서 내 이름 빼라)으로 개인에게 소송을 걸며, 조사 기관과 방법 따위는 깡그리 무시한 유령들의 여론조사가 현 정권 지지율 절반이 넘는다는 기사가 매일 신문을 장식하고 있는 이 때에 말이지.

삶은 달걀을 전부 다 먹어야만 완숙인지 반숙인지 알 수 있는 건 아니다. 똥인지 된장인지는 냄새만으로도 알 수 있다.

<디 벨레(Die Welle, The Wave 2008)>라는 제목의 독일 영화는, 우리에겐 일종의 확인사살이다. 당연히 독일 사회에서도 마찬가지.

이 영화, 여러 가지로 우리를 놀랍게 한다. 우선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것. 독일 사회에서, 아마도 세상이 끝날 때까지 영원히 안고 갈 수밖에 없는 트라우마를 대놓고 건드린다. 한 고교에서, '독재정치'에 관한 특별 실험(?) 프로젝트가 일주일간 진행되는데 이 짧은 기간 동안 아이들은 놀랍게 변한다.

그리고, 결말.

바로 독재정치라는 주제로 진행된 프로젝트의 첫머리에 책임 교사가 학생들에게 던진 질문이, 바로 이 글의 맨 위에 써놓은 글이다. 지금 독재정치가 과연 가능할까?

<디 벨레>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해답을 내놓기까지 숨가쁘게 달린다. 영화관에 걸리긴 힘들겠지만, 앞으로 3년은 더 기다려야 쫑칠 이 막장정치의 시대에 꼭 챙겨봐야 할 영화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