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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해외 유명 관광지와 서울의 차이



아직은 많은 수의 사람들이 휴일 아침의 단잠에 빠져 있는 토요일 오전 8시반, 일주일에 한 번씩 글쓴이가 가장 기다리고 꼭꼭 챙겨보는 TV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KBS 1TV의 '걸어서 세계속으로'이다.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커다란 PDP TV를 사길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드는 건, 100% 바로 이 프로그램 덕분이다.

담당 PD 1명과 현지 코디네이터(대부분 그 동네에서 유학하고 있는 한국인 학생이거나 이민자인 경우가 많다) 정도만 발이 부르트도록 돌아다니며 잡은 멋진 그림 위에 잔잔히 깔리는 김C의 나레이션은 감칠맛이 난다.


바로 어제인 8월1일엔 스페인의 마요르카가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마요르카는 어떤 동네인고 하니, 딱 우리나라의 제주도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제주도의 2배 정도 되는 면적의 섬인데, 천혜의 관광지이며 주민은 약 50만 정도지만 해마다 전세계에서 이 곳을 찾아 오는 관광객은 1천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기후도 따뜻하고 무엇보다 섬이니 해수욕장은 무려 2백 곳이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 이 프로를 보면서 내심 특이했던 건, 바로 짓고 나서 무려 수백 년이 넘는 건물들을, 완전히 갈아엎고 재개발을 하거나 하는 게 아니라 끊임 없이 개/보수를 하면서도 원형은 그대로 놔두고 있다는 점.

심지어 지은 지 6백년이 넘은 건물들도 현재 여행자용 숙소나 식당, 기념품 판매소 등으로 사용되고 있고, 주민들도 거기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건물 사이의 골목길이 워낙 협소해서 청소차가 들어갈 수 없으니, 주민들의 생활 쓰레기는 지하의 통로를 통해 운반되고 있는 광경까지 목도하고 나면... 다시 우리의 상황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어제, 서울에서 있었던 일 하나. 서울 중구의 광화문이 광장이란 이름으로 재개발(?)되어 열렸다. 분수대에 꽃길에, 그리고 화려한 야경에, 서울에서 꽤 내세울 만한 관광 명소(?)가 또 하나 생겼다고 누구누구는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건 그냥 공원이지 '광장'은 아니지 않은가? 아무튼, 일단 그럴싸하고 예뻐 보이는 명소가 새로 생겼다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싶지는 않다(제발 나를 '사회 불만 세력'으로 만들지 말란 말이다!). 그보다 우리는 왜, 여전히 무엇이든 보기 흉하고 불편한 건 죄다 싸그리 갈아 엎고 그 위에 번듯한 콘크리트 건물을 세우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해야 하는가이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 그나마 경복궁이나 정릉 같은 공간이 아직 남아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까? 효율성, 빨리빨리, 최대의 이윤 창출, 편리함 같은 생각에만 매몰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 꼭 희한한 일이 되어야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