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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시사자키의 촌철살인: 도둑은 제발이 저리다




"갑자기 이 대통령 생각이 납니다.

이 대통령은 교회 장로입니다.
이 대통령은 대표적인 친미주의자입니다.
이 대통령은 친일파와 손잡았습니다.
이 대통령은 정적을 정치적 타살했다는 비난을 듣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을 자극해 결국 도발하도록 조장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야당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정치는 날마다 꼬였습니다.
이 대통령 주변에는 아첨꾼들로 들끓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니까 경찰을 앞세워서 가혹하게 탄압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그러다가 권좌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이 대통령은 해외로 망명하더니 그곳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됩니다.
이 대통령은 결국 국민들의 외면으로 국장이 아닌 가족장으로 쓸쓸하게 세상과 작별하게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 대통령은,
이승만 대통령입니다.
현재까지는"


 


CBS 라디오에 무슨 시사 프로그램이 있는데, 정말 희한한 코멘트가 나왔더라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는 그 내용을 찾아봤더니 바로 위와 같았다. 그러고선 머릿속에 든 생각은 "사전에 아무런 정보도 없이 저걸 처음부터 들었던 사람은 얼마나 식겁했을까"하는 것이었다. 뭐 교회 장로까진 그럴 수도 있다고 하지만 나중에 가면 아첨꾼이니 경찰을 앞세워 탄압했다느니 하는 데까지 가면 이건... 정말이지 깜짝 놀라 자빠질 뻔한 내용이 아닌가.

무릇 촌철살인이란, 그리고 풍자란 이런 거다. 쾌(快)한 카타르시스가 되는, 단 하나의 포인트.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CBS 시사자키, 정부 비판한다고 오프닝 멘트 금지 (이정환닷컴)

아무리 도둑은 신체 일부분이 항상 저리게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정말 집권 1년 반 만에 이 정도로 모든 부분에서 총체적으로 조롱과 비아냥의 대상이 된 정부가 또 있었을까 궁금해진다. 그리고 궁금한 건 또 있다. 이런 건 직접 그렇게 지시하는 걸까, 아니면 밑에 있는 누군가가 알아서 기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