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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PSI 전면참여, 그리고 2009년 5월: 기계충과 양아치와 또라이들의 공통점




서기 2018년.

조작된 핵전쟁으로 인류를 (거의)몰살시킨 스카이넷.

스카이넷에게 '현재' 가장 유용하고 적절한 무기는, 광대역 살상이 가능한 무기보단 하이드로봇이나 모터 터미네이터 같이 아기자기한(?) 무기다. 그것도 모자라 스카이넷은 사람 크기의 로봇을 만들어 거기에다 사람 비스무리하게 껍데기를 씌우기까지 한다.

그래서 그런 터미네이터들로 (영화 속 시간으로)34년 전, 그리고 18년 전, 그리고 6년 전에 실패했던 거사를 도모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그런 터미네이터들의 가장 큰 목표는 바로 사람 한 명을 제거하는 것. 핀 포인트 타겟팅이다.




서기 2009년.

2009년의 대한민국 정부를 설명하기에 가장 유용하고 적절한 키워드는, 바로 '규모'다. Size does Matter 혹은 Scale does Matter. 남한 국토에서 가장 기럭지가 길게 나오게끔 대각선을 죽 긋는 희대의 토목사업이 2009년 대한민국 정부의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

이건 단지, 수장이 공사판 출신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의 무능함, 비도덕, 비양심 등 총체적 골칫거리(혹은 컴플렉스)를 일거에 해소시키기 위해선 '눈 가리고 아웅'하는 제스처가 반드시 필요하다.

대외적 위신, 체면도 반드시 필요하다. 실질 항목만 놓고 따지면 파워가 더 쎈 남북해운합의서가 있는데도 PSI(확산 Proliferation, 방지 Security, 구상 Initiative, 즉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에 굳이 전면 참여를 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서기 2006년.

1차 핵실험을 마친(실험의 성패 여부는 아직 '스카이넷'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확인이다) 평양의 속내는 인도나 파키스탄과 같은 핵보유국의 지위. "수틀리면 이거 터뜨리니까 말로 할 때 밀가루 더 내놓고 못살게 굴지 마!" 되도 않을 꼬장을 부리는 동네 꼬맹이들에 대한 기억은 개인에 따라 10여 년, 혹은 수십 년 전으로 흘러간다.

끌끌, 중요한 건 외형, '사이즈'가 아니라니까. 게다가 까놓고 말해 봐. 깡도 없잖아.






그리고 다시 서기 2009년.

사람 한 명이 수만, 수십만 명을 모은다. 게다가 그 장소는 전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고 전세계에서 가장 교통이 복잡하며 전세계에서 가장 바쁜 거대 도시 서울의 좁디 좁은 공간. 그렇긴 하지만 그 공간은 과거 수백 년 동안 이 국가를 통치했던 위정자들이 차례로 거쳐간, 그 의미를 찾으려면 아예 찾을 수 없지는 않은, 그런 공간이다.

그리고 그 사람 한 명은 수백만, 수천만의 의견을 사이버 공간을 통해 모은다(스카이넷은 이걸 보고 배워야 한다. 학습 능력이란 게 만약 있다면). 놀라운 건 그 사람은 현재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

그렇게 모인 사람들은 단결한다. 1984년과 1991년과 2003년에 스카이넷이 인류를 말살시키고자 '핵폭탄급 위력'의 소유자인 강철 로봇을 (과거로)보냈건만 적어도 2009년, '아직'까지 인류는 멸망하지 않았다. 그리고 심지어 이렇게 모인 사람들은 더 나은 세상의 꿈을 꾼다.

단순무식 기계충과 양아치와 또라이들의 공통점은 '사람'을 개무시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뜨거움'은 용광로도 녹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