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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도살장

처절한 우화, 갈라파고스(by 커트 보네거트) 간담이 서늘해지는 블랙 유머와 풍자로 유명한 작가 커트 보네거트의 '갈라파고스'. 초반에 보면 작중 화자(이 작중 화자 또한... 상당히 괴이쩍은 존재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생략)가 '1백만년 전, 그러니까 1986년'이라고 하는 표현이 나오는데 처음엔 이게 그냥 다소 과장한, 유머러스한 표현인 걸로 생각했다. 근데 이게 왠일. 저기에서 1백만년 전이라고 하는 건 '실제로' 지금으로부터 1백만년이 흐른 뒤에 하는 말인 것이다. 커트 보네거트의 '제5도살장'을 읽기 전에, 제목의 도살장이라고 하는 표현이 뭔가 은유적인 걸로만 생각했는데 실제로 소 잡고 돼지 멱 따는 도살장인 걸 알았을 때의 당혹감;;이 되살아났다. 그렇다면 아직 읽지는 않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고양이 요람.. 더보기
징치 풍자 소설의 주말 예능 버전? '아크엔젤'(by 로버트 해리스) 로버트 해리스의 아크엔젤을 보니, 자연스럽게 10년 전쯤엔가 읽었던 알란 폴섬의 '모레'가 떠오른다. 정말 황당하기 그지 없었던;; 바로 그 소설. 거기에선 순도 100%짜리 아리안족 청년의 몸에다가 '붙일' 냉동시킨 히틀러의 머리가 등장했는데, 이번엔 45년 동안 북러시아의 동토 속에 꽁꽁 숨어있던 스탈린의 아들이 등장한다. '현대 세계사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은 히틀러가 아니라 스탈린입니다. 스탈린이 히틀러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였기 때문에? 맞긴 하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닙니다. 스탈린이 히틀러보다 더 미쳤기 때문에? 맞긴 하지만 그것 때문만이 아닙니다. 히틀러가 그저 1회용에 불과했다면, 스탈린은 현재도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양차 세계대전에 모두 참전했고 모두 패전했던 독일이란 나라가.. 더보기
<제5도살장> by 커트 보네거트: 뒷덜미가 서늘해지는 풍자 신랄하기로 유명한 커트 보네거트의 을 보기 전에, 난 이 제목의 '도살장'이 무슨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거나 은유적인 표현일 것으로 생각했다. 근데 이게 왠 걸. 진짜로 소 잡고 돼지 멱 따는 바로 그 도살장이었다. 사실 작가인 커트 보네거트 스스로도, 조금의 의심도 없이, 시치미 뚝 떼고서, 마치 실재했던 이야기를 논픽션 쓰듯이 그렇게 줄줄줄 풀어간 걸로만 보인다. 소설 속 주인공 빌리 필그림(주인공의 성씨가 '순례자'를 뜻하는 필그림인 것은 의미심장하다)이 진짜로 외계인에게 납치되어 자신이 시간여행의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믿었던 것처럼 말이다. 을 이야기하면서, 2차 세계대전 최악의 작전이었던 드레스덴 공습을 빼먹을 수는 없다. 1시간의 짧은 공습 동안 군인과 민간인 가리지 않고 무려 16만 명.. 더보기
오늘의 지름품 오늘은 말일. 정기적으로 통장에 '꽂히는' 금액이 쾌락인 시대에 살고 있는, 나. 이런 낙이라도 없으면 세상 살기 참 팍팍할 거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