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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의형제>를 읽는 몇 가지 키워드 1. 분단상황 의 멋진 두 남자주인공, 이한규(송강호)와 송지원(강동원)은 각각 남한과 북한 정보당국의 요원들이다. 이 영화는 남북의 분단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그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에는 별 관심이 없다. 만 해도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테마를 이 체제의 차이에 두고 있었는데, 따지고 보면 그것도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의 일이다. 그보다는 서로 가는 길이 다를 수밖에 없는 두 남자를 극명하게 대비시키기 위한 가장 드라마틱한 설정으로 지금 우리나라의 분단상황을 가져온 것일 게다. 이 두 사람은 성별만 빼놓으면 연령대와 현재의 처지, 심지어는 체격조건과 인상까지도 모두 전혀 다르지 않은가. 사실 장훈 감독은 뭔가 조금 '심각한' 이야기를 즐기지 않는 성향의 소유자일 수도 있다(오히려 그 쪽의 가.. 더보기
박쥐, 굉장한 영화 파우스트에 블랙코미디의 요소를 듬뿍 넣어 각색하거나, 죄와 벌을 더더욱 염세적으로 그리거나, 데미안에 에로스의 코드를 덧대어 컨버전하거나. 박찬욱 감독의 신작 영화 '박쥐'는 관객이 보는 것만큼 반응하게 되는 영화다. 이야기는 고전적인데 (당연하게도)비주얼은 매우 강렬하다. 상상하는 것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 라는 카피는, 바로 박쥐에 어울리는 것이었다. 굉장한 영화다. 박쥐는. 영화를 보기 전에 김옥빈에 대해서 의구심이 들었던 건 사실이다. 그런데 영화에서의 김옥빈은, 아니 태주는 기대 이상. 욕망이 드글드글 끓는 요부 역할은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꽤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박쥐는 김옥빈의 필모에서 꼭대기에 오를 것이다. 송강호라는 배우가 영화에서 도대체 맡을 수 없는 역할은 무엇일까.. 더보기
놈놈놈: 보물 찾는 거만 신경 쓰지 그랬어! 제대로 된 웨스턴 가운데 내가 마지막으로 본 영화는 아마도 '용서받지 못한 자(Unforgiven, 하정우 나왔던 군대 영화 말고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주연의 그 영화)'가 아닐까 한다. 영화에서 왕년에 악명을 날렸던 희대의 살인자 머니는, 지금은 늙어서 총을 들 기력조차 없어 보인다. 이 늙수구레한 주인공을 내세워서 결국 감독은 20여 년 전에 바로 그 자신이 세웠던 금자탑을 스스로 허문다. 오만상을 찌푸린 채 시가를 물고 번개 같은 총솜씨로 적을 소탕한 뒤 말 안장에 올라 홀로 쓸쓸히 석양으로 사라지는, 웨스턴의 주인공. 바로 그런 웨스턴의 주인공들은 어쨌든 살인자들이었고, 동시에 (대부분)범법자들이었으며, 무엇보다 죽음을 매우 두려워한,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었다고 고백한 것이다. 각설하고, 김지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