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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규안

아, 어느덧 세월은 지나가네 (가급적이면 본 파일을 재생시킨 상태에서 포스팅을 읽으시길) Eheu, fugaces labuntur anni. 하필이면, 지금 읽고 있는 책인 커트 보네거트의 에 나온 위의 문구가 눈길을 잡아 끌었다. 고대 로마 시인인 호라티우스의 작품에 나오는 말로, 우리말 뜻은 "아, 어느덧 세월은 지나가네"라고 한다. 마이클 잭슨, 성규안, 그리고 패트릭 스웨이지. 젊은 시절의 내 감수성을 뒤흔들었던 바로 그들이다. 그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약간씩의 차이를 두고 세상을 떠났다. 마이클 잭슨. 정확한 영어 발음이나 가사 따위 전혀 따지지도 묻지도 않고서, 왁스질로 맨들맨들한 복도에서 그의 문워킹과 모자를 멋지게 던지는 흉내를 내고 놀았던 꼬맹이 시절이었다. 그리고 당시 또래보다 조금은(아주 조금은) 영어를 좀 알.. 더보기
성규안, 편히 잠드소서 성규안이라는 본명은 생소해도, 왕년에 홍콩 영화 좀 본다고 했던 사람 치고 저 얼굴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성규안. 올해 54세. 지난 28일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감수성 한참 예민했던 유년시절의 한 자락을, 험상궂은 얼굴이지만 촉촉하게 적셔준 그다. 영화 속에선 거의 악당으로만 나와서 거의 예외 없이 마지막엔 꼭 죽음을 맞이했는데, 이번엔 진짜가 되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 일이, 올핸 이렇게 많구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