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레스덴

처절한 우화, 갈라파고스(by 커트 보네거트) 간담이 서늘해지는 블랙 유머와 풍자로 유명한 작가 커트 보네거트의 '갈라파고스'. 초반에 보면 작중 화자(이 작중 화자 또한... 상당히 괴이쩍은 존재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생략)가 '1백만년 전, 그러니까 1986년'이라고 하는 표현이 나오는데 처음엔 이게 그냥 다소 과장한, 유머러스한 표현인 걸로 생각했다. 근데 이게 왠일. 저기에서 1백만년 전이라고 하는 건 '실제로' 지금으로부터 1백만년이 흐른 뒤에 하는 말인 것이다. 커트 보네거트의 '제5도살장'을 읽기 전에, 제목의 도살장이라고 하는 표현이 뭔가 은유적인 걸로만 생각했는데 실제로 소 잡고 돼지 멱 따는 도살장인 걸 알았을 때의 당혹감;;이 되살아났다. 그렇다면 아직 읽지는 않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고양이 요람.. 더보기
<제5도살장> by 커트 보네거트: 뒷덜미가 서늘해지는 풍자 신랄하기로 유명한 커트 보네거트의 을 보기 전에, 난 이 제목의 '도살장'이 무슨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거나 은유적인 표현일 것으로 생각했다. 근데 이게 왠 걸. 진짜로 소 잡고 돼지 멱 따는 바로 그 도살장이었다. 사실 작가인 커트 보네거트 스스로도, 조금의 의심도 없이, 시치미 뚝 떼고서, 마치 실재했던 이야기를 논픽션 쓰듯이 그렇게 줄줄줄 풀어간 걸로만 보인다. 소설 속 주인공 빌리 필그림(주인공의 성씨가 '순례자'를 뜻하는 필그림인 것은 의미심장하다)이 진짜로 외계인에게 납치되어 자신이 시간여행의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믿었던 것처럼 말이다. 을 이야기하면서, 2차 세계대전 최악의 작전이었던 드레스덴 공습을 빼먹을 수는 없다. 1시간의 짧은 공습 동안 군인과 민간인 가리지 않고 무려 16만 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