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매불망 기아타이거즈만을 응원하는 친구가 하나 있다. 이 친구가 종종 하는 말이, "(기아가 이기면 그 경기는)기아의 승리가 아니라 상대팀의 패배"라는 것. 무슨 소리인고 하니 워낙 점수를 못 내는데, 1:0, 2:1, 2:0 등 축구에서나 볼 법한 스코어가 많다는 것이다.
워낙 야구를 띄엄띄엄 보는지라 원래 기아가 그렇다는 건 몰랐다. 근데 어제 있었던 경기의 기록을 보니 오호라, 2:0으로 승리했네. 근데 마무리로 윤석민? 저번 주에 1실점으로 패한(;;) 경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
정말 듣고 보니 그러네.
그래서 냉큼 찾아봤다. KBO 홈페이지에 잘 나와있었다.
표를 보면 알겠지만 현재 최하위인 롯데는 차이가 좀 많이 나는 편이라 일단 스킵(-_-). 정말로 기아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2.86. 한 경기에 3점도 안 준다는 것이다. 리그 우승팀의 에이스급 다운 활약(?)이다 +_+ 그리고, 롯데를 제외하면 득점도 가장 적다. 정말 '안 주고 안 받는' 야구를 한다는 것이다.
4월29일, 바로 오늘까지 기아는 21경기를 치렀다. 21경기 동안 81득점이라면 1경기당 3.86득점. 야구에서 자책점 말고 경기당 득점도 뭔가 유의미한 기록인진 모르겠지만 하여튼 데이터 상으론 그렇다.
사실 올 시즌 초반 기아가 경기당 득점 3점을 채 못 내고 있을 때, 야구팬들 일부가 기아의 평균 득점과 유럽 리그의 축구팀들 평균 득점과 비교한 내용이 좀 있긴 하다.
세계 축구팀 경기당 평균득점 순위 (MLBpark)
FC 바르셀로나 vs FC 기아타이거즈 (PGR21)
기아타이거즈 팀 스탯 (펜탁스포럼)
수비력에 있어서는 FC 바르셀로나 못지 않은(?) 결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 각국의 축구 리그가 막바지에 접어든 지금까지도 그런가? 하고 봤더니, 뭐 그렇진 않다.
Primera Liga Team Standings
FC 바르셀로나는 올해 막강 공격력을 앞세워 리그를 휘젓고 있다. 근데 표에서도 보면 알겠지만 사실 바르셀로나는 수비도 리그 최상급. 지난 겨울만 하더라도 리그 우승은 거의 확정한 분위기였는데 최근 약간 삐걱거렸다. 챔스에선 첼시와도 무득점으로 비겼고, 오는 주말의 엘 클라시코 더비에서 삐끗하면 자칫 뒤늦게 발동 걸린 레알 마드리드에게도 덜미를 잡힐 수 있다. 경기당 득점은 2.85점, 실점은 채 1점도 안 된다.
Premiere League Team Standings
이번엔 프리미어리그로 가보자. 다른 팀들보다 1경기를 덜 치른 맨유가 아슬아슬한 1위인데, 다른 리그에 비해 시즌 막판까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경기당 득점은 2점이 좀 안 되고, 실점은 역시나 1점도 안 된다.
Serie A Team Standings
다음엔 세리에A. 역시 카테나치오의 나라 답게 다른 리그보다 실점이 확실히 적다. 반면 득점도 적다. 지난 주만 해도 제노아가 챔스 직행의 꿈에 부풀었는데 금주 들어서 떨어졌네.
K-League Team Standings
그리고 이번엔 K리그다. 광주 상무 불사조의 올 시즌 활약은 그야말로 쓰나미급. 리그의 1/3도 안 지났는데 벌써 작년 시즌 내내 거둔 승수(3승;;)를 넘어섰다. 역시 리그 수위팀 답게 득점과 실점도 최고 수준이다. 데이터만 놓고 보면 맨유와 비슷하고, 2위 전북도 올핸 꽤 상황이 좋다. K리그에서 추가로 언급해야 하는 팀은 글쓴이가 응원하는 팀, 인천유나이티드. 6경기를 치를 동안 실점이 2점에 불과한데 불만인 건 득점도 6점에 그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