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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개그, 그리고 청와대 행정관


아직도 사회적 파장이 채 가시지 않은(물론 이와 같은 일의 파장은 영원히 가게 된다) 용산 참사. 이 용산 참사에 돌아가는 시민들의 관심을, 막 검거된 잔혹한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얼굴'로 덮어버리라는 지시가 청와대로부터 각 언론 매체에 내려왔다.


국회 본회의에서의 대정부 질의 때 민주당 김유정 의원이 한승수 국무총리에게 이와 같은 내용에 대한 질의를 했고, 한 총리는 '문건'이라는 김 의원에 질문에 대해 무슨 '메일'이 오갔는지 모르고, 확인해 봐야 한다고 얼버무렸던 게 바로 첫 번째 개그다.


그리고, 역시 국회에서 이번엔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문건, 혹은 메일의 내용을 공개하고 나서 또 역시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 그런데 이에 대해 청와대에선 "문제의 공문은 청와대의 공식 양식과 다르다"는 발뺌을 했다.


사실 안 의원이 공개한 내용은 모종의 양식이란 건 전혀 갖추지 않은 상태의 그냥 '텍스트'일 뿐이었다. 바로 이게 두 번째 개그가 된다.


마지막 개그를 이야기하기 전에, 여기까지의 포스팅을 본 독자라면 아마도 한 총리의 영어 관련 발언이 마지막 개그가 되지 않을까 하겠는데, 내가 뽑은 건 그건 아니다. 참고로 국회에서의 한 총리 발언은 다음과 같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
(이전 김유정 의원의 질문 때)문건이라고만 말했는데 총리는 '메일'이라고 했다. 이 사안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던 것 아닌가?

한승수 총리:
혹시 메일이라고 한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인가? 그것은 오해다.

이 의원:
우리가 메일이라고 하면 당연히 이메일을 지칭하는 것이다. 우편물을 메일이라고 하진 않는다.

한 총리:
본인은 영어를 좀 한다. 외국에선 메일이라고 그러면 편지를 말하는 것이다.



물론 이 정도도 굉장히 높은 수준(?)의 하이 개그이긴 하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마지막 세 번째 개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위와 같은 내용의 메일을 각 언론사에 돌렸던 청와대 행정관(그는 과거 한 때, '역대 가장 인기 없는 야당 대표' 소리를 들었던 이기택씨의 장남이라고 한다). 그의 소속은 무려 '국민소통비서관실'이다.


이래놓고서 소통을 이야기한다... 이게 진정한 개그이며, 종지부를 콱 찍는 화룡점정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