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s

미래 묵시록 SF '메트로 2033'



서기 2033년, 대규모의 핵전쟁이 일어나면서 지상은 방사능에 물들어 생명체가 살 수 없는 곳이 되었고, 인류는 땅속으로 스며들었다(?). 그 중에서도 러시아의 모스크바 메트로는 위치가 깊기로 유명해서 참 희한하게도 이런 상황에선 아이러니하게도 인류 생존에 더 좋은 조건이 된 셈.

러시아 작가 드미트리 글루코프스키 작 '메트로 2033'은, 이런 근미래 묵시록을 테마로 한 작품이다. 일단 설정 자체는 아주 매력적. 그리고 여기저기서 좋은 평가를 받는 SF 작품이 대부분 그렇듯이 현실에선 전혀 만나기도 힘든 시/공간적 배경을 두고 있으면서도 사회와 현실에 대한 비전을 내비친다.

모스크바 메트로 그 자체가 인류의 주거지가 되면서, 각 지하철역은 '국가'가 되었다(다른 역으로 가려면 여권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많기도 많은 모스크바 메트로의 각 지하철역을 다스리는 이들도 제각각. 파시스트 단체, 사이비종교, 갱단, 전직 공무원들의 모임 등등... 당연히, 각 지하철역은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갖게 된다.

설정 자체가 워낙 흥미롭고 매력적이니 책장은 휙휙 잘도 넘어간다. 부담 없이 읽기에 좋은 킬링타임용 작품.


P.S 1: 메트로 2033은 동명의 FPS 게임으로도 나와 있다. 게임의 완성도도 뛰어나서, 스토리 따라가는 싱글플레이 FPS를 오랜만에 하고 싶다면 추천.

P.S 2: 후속편인 메트로 2034는... 1편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지는 느낌.

P.S 3: 지금 할리우드에서 영화 제작 중.

P.S 4: 아주 희한한;; 장면이 하나 나온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식량이 부족하니 다른 사람을 잡아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중에 한 캐릭터의 대사: '한국이란 나라에선 개를 잡아먹을 때 산채로 자루에 넣고서 거꾸로 매달아 몽둥이로 패서;; 잡아야 맛이 제일 좋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