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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월드컵에서 볼 수 없는 선수들 베스트 일레븐





지난 2006 독일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탈리아 대표팀이 환호하는 모습이다. 이제 불과 일주일도 안 남은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선 어떤 팀이 우승의 영광을 차지할까?

그런데 이런 장면을 그저 씁슬하게 관중석에서 혹은 TV로만 지켜봐야 하는 안타까운 선수들이 있다. 국제축구협회 FIFA의 가입 회원국은 총 208개국. 이 수치는 국제연합인 UN의 가입 회원국 192개국보다도 많다. 길게는 2년에 걸쳐 열리는 지역예선을 거치면서 총 32개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의 국적 선수들이 이 불운을 맛보게 된다.

올해는 유럽의 경우 전통의 강호들인 체코와 스웨덴을 비롯하여 러시아, 아일랜드, 크로아티아 등이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고 남미에선 파라과이, 콜롬비아, 볼리비아 같은 강팀들이 고배를 마셨다.

이 나라의 선수들에게 2010 남아공 월드컵은 당연히 '남의 잔치'가 되겠지만, 그보다도 더한 선수들이 있다. 바로 자국의 대표팀은 예선을 통과해서 지금 최고의 활약을 펼칠 준비가 되어 있는데, 지역예선 기간 동안 고생하면서 자국 팀을 월드컵 무대에 올려놓았더니, 정작 월드컵에는 나가지도 못하는 선수들이다. 이 어찌 안타깝지 아니한가.

바로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선 '2010 남아공 월드컵 출전국 대표팀의 최종 엔트리에서 아쉽게 탈락한 선수들'로 베스트 일레븐을 꾸려봤다. 단 부상으로 탈락한 선수들은 제외.


공격진: 벤제마, 파투, 다니 구이사, 알레산드로 마트리, 아드리아누 등

벤제마(프랑스/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월드컵이 끝나면 팀 이적(이나 임대)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소속팀에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많다 보니 경기 출장조차 못 하고 있는 상황. 이탈리아는 안 그래도 가뜩이나 늙은 선수들이 많은데, 말썽꾸러기 발로텔리는 뽑히지 않더라도 지난 시즌 중반까지 세리에A에서 폭풍급 활약을 펼쳤던 칼리아리의 마트리(이탈리아/칼리아리) 정도는 뽑힐 걸로 생각했는데 의외다. 얼굴도 잘 생겼는데;;



바로 이 친구가 알레산드로 마트리. 전성기 때의 산타크루즈나 바티스투타를 연상시키는 외모인데
얼굴만 잘 생긴 게 아니다. 리그에선 5경기 연속골을 기록하기도


구이사(스페인/페네르바체)의 경우 지난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득점왕도 먹고 했지만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미진하다. 그리고 조국으로 돌아가 나름 반짝 활약을 했던 아드리아누(브라질/플라멩구)는, 여전히 둥가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 있는 중이고 파투(브라질/AC밀란)는 둥가 감독이 지역예선 경기에선 몇 번 시험삼아 출장을 시켰지만 최종 엔트리에선 탈락했다. 아직 어리다고 생각하는 걸까?


미드필더진: 리켈메, 루초 곤잘레스, 캄비아소, 호나우지뉴, 가고, 베컴 등

후안 로만 리켈메(아르헨티나/보카주니어스)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말이 있다. 바로 '불운한 천재'. 내심 복잡한 사정이야 있겠지만 감독과의 불화도 잦고 마음 좀 잡고서 제대로 뛰어볼려고 하면 어김없이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부상이라면 우드게이트나 하그리브스 수준은 아니지만 루초 곤잘레스(아르헨티나/FC포르투)도 자주 당했다. 빅 클럽과 자주 염문을 뿌린(?) 루초 곤잘레스도 이번 월드컵을 무척 아쉬워할 듯. 또 한 명의 아쉬운 아르헨티나 미드필더라면, 에스테반 캄비아소(아르헨티나/인테르)를 들 수 있겠다. 마라도나 감독은 참 의아한 게, 베론은 데려가면서 캄비아소는 왜 뺐는지?

잉글랜드의 카펠로 감독은 베컴(잉글랜드/AC밀란)의 엔트리 탈락 이유가 실전 감각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팬들로선 여전히 안타까울 것이다. 최근의 베컴은 확실히 전성기 때의 기량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4년마다 한 번씩 볼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무대에서 베컴 같은 대스타를 못 보는 건 확실히 슬픈 일이다.

추가: 베컴은 이번 월드컵 엔트리 탈락은 부상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본국에서 가진 최종 평가전 엔트리에 들지 못했을 때 카펠로 감독이 위에 이야기한 의견을 기억했더래서 특별한 부상이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더 검색을 해보니까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인한 후유증 때문이라는 기사가 떴네요. 이에 추가합니다. 지적해주신 독자분께 감사 드립니다.



이 장면은 이제 과거의 한 페이지가 되었다


'지구인으로 귀화한 외계인 1세대' 호나우지뉴(브라질/AC밀란)는, 둥가 감독이 브라질 대표팀의 지휘봉을 놓기 전까진 다시 노란색 저지를 입는 광경을 못 볼 것 같다. 이전까지의 브라질 대표팀 플레이와는 달리 끈적한 압박과 조직력, 수비를 중시하는 현재의 브라질 대표팀에서 호나우지뉴는 설 자리를 찾기가 힘들다. 지금까지의 멤버들 중 마땅한 사이드 요원이 없다고 하면 페르난도 가고(아르헨티나/레알 마드리드)도 선택이 가능하다. 그러고 보니 미드필더들은 남미 국적이 많네.


수비진: 멕세, 마테라치, 자네티, 메이테, 나바로 등

원래는 중앙 센터백 요원이지만 가끔 심심찮게 골을 넣는 필립 멕세(프랑스/AS로마)는 유벤투스, 첼시, 아스날 등 빅클럽들과 꾸준히 연결되는 걸로도 유명한(?) 선수다. 아무튼 일단 최종 23인 엔트리에선 빠졌지만, 갈라스의 부상이 더 심해지는 걸로 판단이 되면 도메네크 감독의 머리는 더 골치가 아파질 듯. 그리고 09-10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를 비롯, 리그 우승과 컵 대회까지 우승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한 세리에A 인테르의 마테라치(이탈리아/인테르)자네티(아르헨티나/인테르) 모두 노장이라는 판단이 들어서 그랬는지 마르첼로 리피 감독과 마라도나 감독의 부름을 받는 데 실패했다.



하비에르 자네티의 대표팀 엔트리 탈락은 아르헨티나 내에서도 큰 논란이 되었다


지난 3월에 있었던 대한민국과 코트디부아르의 평가전. 이 경기에서 이동국은 경기 초반에 멋진 발리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는데, 그 직전에 헤딩 클리어를 실수해서 이동국에서 패스(?)를 안겼던 압둘라예 메이테(코트디부아르/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는 바로 그 이유 때문인지 최종 엔트리에서 미끄러졌고 소속팀과 UEFA 챔스에서 꾸준한 활약을 선보였던 페르난도 나바로(스페인/세비야) 같은 선수도 이번 월드컵이 매우 아쉬울 것이다.


골키퍼: 알무니아

스페인은 '무적함대'라고 해서 공격만 강한 걸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스페인은 수비도 탄탄하다. 그리고 그 마지막엔 당연히 골키퍼가 있다. 카시야스와 레이나, 그리고 이번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A매치에 데뷔한 빅토르 발데스 같은 골키퍼들은 스페인의 최종 관문을 지킨다. 그러면서 마누엘 알무니아(스페인/아스날)는 이번 월드컵의 최종 엔트리에서 미역국을 먹었다.


베스트 일레븐

자 그럼 이제 베스트 일레븐을 꾸릴 차례. 4-4-2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했을 때, 공격진에는 발도 빠르고 거의 만능에 가까운 선수들이 위치하고, 미드필더진에는 전방에 송곳 같은 패스를 찔러줄 수 있는 선수들을 포진시키며, 수비진에는 큰 경기에서의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을 배치시켜보자. 그러면 아래와 같은 포메이션이 나온다.


--------------------------벤제마--------------------------파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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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초 곤잘레스--------------리켈메----------캄비아소-------------호나우지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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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로--------------멕세-----------------마테라치--------------자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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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무니아---------------------------------------
 
이 정도면 월드컵 우승은 좀 힘들더라도, 대략 4강 정도까진 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