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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심을 가득히 담아 선정한, 올해의 Best/Worst 인물들




2008년을 우울하게 보낸 사람들이 꽤 많은 듯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올 한해 세상은 극히 어지러웠다.

돌이켜 보면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숭례문 화재 사건은 온 국민을 경악케 했고 2MB씨는 벽두부터 참 많은 이들의 골치를 아프게 했다. 대로를 메운 촛불들의 이야기도 있었고 찌는 여름을 시원하게 식혀준 베이징 올림픽의 영웅들도 있었다. 본격적으로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는 이 땅에서 학생으로 사는 이들의 인격을 깡그리 무시한 처사가 벌어지기도 했고, 무엇보다 한해 내내 전세계를 뒤덮은 경제 불황의 짙은 그늘은 우리 이웃들의 생활을 위협하기도 했다.

하여튼 그렇게, 뭔가 기쁘고 긍정적인 뉴스보다는 서글프고 안타깝고 화나게 하는 뉴스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올 한해 많은 이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인물들 중, 포스팅의 제목처럼 '사심을 가득히 담아서' 올해의 Best/Worst 인물들을 선정하기로 한다.

베스트 인물들에 이어 워스트 인물들을 적는다. 각각의 순서는 무순.




Best: 베이징 올림픽 야구대표팀

원래 평소에 야구를 자주 보는 편은 아닌데, 베이징에서 야구 종목의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 금메달을 일궈낸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을 베스트 인물로 뽑는데 1초의 주저함도 없었다. 매 경기 매 순간에 대해, 그저 '드라마틱하다'는 표현은 너무나도 진부했다.

사실 야구는 축구만큼 국가대항전 경기가 자주 벌어지지는 않는데, 올림픽 같이 큰 규모의 국가대항전에서 최초의 예선전부터 최종 결승까지 전승으로 우승을 거둔 팀이 야구 역사상 또 있기는 있는지 모르겠다. 예선과 4강에서 맞닥뜨린 일본과의 경기, 그리고 쿠바와의 결승전은 특히 백미.

베이징에서 혁혁한 전과를 세운 만큼, 국내 프로야구의 열기도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일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Best: 김연아/박태환

어느 땐가부터 이렇게 묶어서(?) 이야기하는 게 무진장 자연스러워진 최강의 국민 커플(?). 박태환은 역시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 및 은메달을 따긴 했지만, 딱히 그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고 전술했듯이 가뜩이나 팍팍해진 현실에서 그나마 잠시 동안의 따스한 위안을 준 것이 베스트 인물로 선정하게 된 이유이다.

그리고 김연아. 단도직입적으로, 바로 지금 현재 대한민국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4800만 대부분으로부터 하나 같은 사랑을 받을 만한 인물은, 김연아 말고는 없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벌어진 제대로 된(?) 대회에서 우승은 놓쳤지만, 그녀의 우아한 연기는 채점의 경계를 넘어서는 그 어딘가에 있다.




Best: 촛불소녀들

2008년 봄의 가장 뜨거웠던 화두는 누가 뭐래도 촛불이다. 너무 빨리 달아올랐다가 너무 쉽게 식어버리는 걸 지적한 사람도 있었지만, 현장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올곧게 내는 행동을 직접 실천에 옮긴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안다.

자신의 논리를 세우는 방법과, 그 논리에 따르는 행동 양식과, 직접적인 실천의 방법이 어떠해야 한다는 것을.

2008년 광화문 아스팔트 바닥에 신문지 깔고 앉아 있던 교복 입은 소녀들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점칠 수 있었던 건 참 역설적인 상황이다. 어떻게 보면, 민주주의는 바로 그런 거다.


그 외, 따뜻한 기부 정신을 살려 이웃 사랑을 실천한 김장훈과 문근영 등의 연예인들과 세계 최고의 팀에서 어느덧 중추의 자리에 올라선 본좌 박지성 등을 올해 베스트 인물로 꼽기에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절취선, 아래는 워스트 인물들)-------------





Worst: 2MB

...할 말이 무척 많지만, 가장 짜증나는 건 소통을 할 마음도 없으면서 소통의 부재를 이야기한다는 거다. 그리고 그런 마음을 고쳐먹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Worst: 공정택

지금 당장, 2MB에 비견할 만한 불한당이 또 있다면 단연코 공정택일 것이다. 교육감 선거에 나서면서 사설 학원으로부터 선거비용을 충당하는 짓거리는 그야말로 익스트림한 역발상을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 수 없으며, 초딩들까지도 서로를 짓밟고 올라서야만 한다는 '불편한 진실'을 일깨우기도 했다.

이런 인간이 21세기에도 버젓이 제 할 일(?)을 하고 있다는 게 참 기가 막히는 노릇이다.

Worst: 지만원

뇌 구조가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인간일까, 이 사람은. 순수한 의미의 기부에까지 빨간색 덧칠을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지만원은 그렇게 자폭(!)을 하면서 꼴통 세력에 대한 고도의 안티 세력이 아닐까 하는 의문까지 주었다.

Worst: 강만수

강만수의 가장 무서운(?) 점은 자신이 집행한 머저리 같은 정책이 아직까지도 가장 유효한 정책이었다고 굳게 믿고 있다는 점이다.

Worst: 고교 특강에 나선 뉴라이트 떨거지들

"소위 뉴라이트 진영의 고교 특강이 문제인데, 그렇다면 이 특강에 진보 인사들도 참여시켜 학생들로 하여금 판단을 내리게 할 의향은 있으십니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 "그럴 수 없습니다."

처음 이 이야기를 듣고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왜? 뭐가 그리 구려서 반대 생각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다는 말인가? 이 찌질이들한테 구글에서 볼테르 좀 검색해보라고 요구하는 건 사치다.

일선 고교에서의 특강이 한참 진행 중일 때, 그 뉴스에 붙었던 한 댓글이 생각난다.

"상고 가서 깝치는 종자들, 어디 특목고 같은 데 가서 그딴 강의 한다고 해봐라. 돌 맞는다."



그 외, 생긴 것과 달리 한 성깔 보여줬던 문화관광부 장관 유인촌, 벽두에는 난데 없는 '주어' 논쟁으로, 하반기에는 '예쁜 여자 선생님' 발언으로 기가 막힌 논리를 보여줬던 한나라당 나경원, KBO에 기웃거린 박종웅 등이 올해 워스트 인물로 꼽을 수 있겠다.


이제 얼마 안 남은 내년에는 또 어떤 인물들이 우리를 즐겁게 하고, 화딱지 나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