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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YEPP P3 질러버리다



벼르고 벼르던 MP3 플레이어를 샀다.

이전에 썼던 건 인터넷 신청하면서 사은품으로 받았던 큐브(1G)였는데, 용량에는 큰 불만이 없지만 워낙 오래된 모델이기도 하고 배터리는 1시간도 버티지 못하게 되었으며 결정적으로 PC에서 인식을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나름 심사숙고해서 일단 아이팟 터치와 S9, 그리고 P3 요렇게 3가지로 선택지를 줄이는 것까진 성공했다. 이제부터 하나씩 쳐 나가야 하는 건데...

우선 가장 끌린 건 아이팟 터치. 시내에선 사실상 크게 불편함 없이 사용이 가능한 무선인터넷하고 여러 가지 어플이 마음에 들었지만, 갖고 다니다 보면 그냥 쓰던 기능만 쓰게 되는 게 이전까지의 내 습관이었던 걸 다시 기억하곤 패스. 단 아이폰이 나오면(과연 담달폰이 내년폰이 될 것인가?!) 아이폰은 의사가 있다.

다음으로 S9인데, 여러 매체에서 호평을 받았고 실제 유저들의 호응 또한 꽤 좋은 편이었으나 디자인에서 감점 요인(?)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자그마한 휴대용 디지털 기기는 직선이 많이 들어간, 모던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편이어서 S9의 둥그스름한 뒷부분이 조금 걸렸다. 물론, 이런 디자인에 대한 선호는 다분히 개인 취향이다.

아무튼 그래서 선택하게 된 게 P3.



생각보다 작은 박스에 담겨 왔다.





플라스틱 케이스(무상 증정), 추가 구매한 도끼 이어폰, 그리고 메인 물건.





구성품은 소박하다. 케이블과 번들 이어폰(솜은 별도), 그리고 P3.






이 다음에 구린 폰카로 접사를 몇 번 찍었는데 그 질감이나 색감이 도저히 살아나질 않아 그냥 다 지워버리고 웹에서 구한 이미지로 대신하기로 한다(이미지 출처는 다나와).

사용기...라고 해봐야 이틀 동안 서너 번 작동한 게 전부인데, 우선 음질이 확실히 뛰어나다는 걸 느꼈다(지금 번들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는데도 그렇다). 워낙 막귀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나름 록 장르의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이어서 베이스를 잡아주는 부분이 안정적이라는 느낌.

MP3는 흡족하게 구동이 되었고, 다음으론 영상 부분을 확인했는데 이 또한 상상 이상이었다. 사실 요놈을 사기 전까지는 모토로라 MS700 핸폰의 2인치 짜리 액정으로 동영상을 본 게 고작이어서 3인치라고 해봐야 거기서 거기겠지, 라고 생각을 했지만 이건 꽤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었다. 이 또한 폰카로 접사를 몇 번 찍었는데 쓸만한 게 없어서...

다음으론 PC에서 제대로 인식하는지도 확인을 해봐야지. PC 구동 프로그램은 이모디오라고 하는데 홈페이지에서 파일을 다운받아서 설치해도 되고 기기에 기본적으로 실행 파일이 압축되어 있다. 요걸로 설치해도 무관. MP3 파일의 경우는 전송이 일반 USB 2.0 인터페이스에 비교해도 체감상 훨씬 빠른 걸로 보였고(정확한 속도는 측정하질 않았으니) 다만 동영상 인코딩(이모디오 프로그램 내에서 자체적으로 인코딩을 지원)은 무지 느리다. -_-

이모디오를 사용하면서 불만 한 가지가 있다면, MP3 파일을 폴더째로 보관하는데 그대로 감상을 하려면 같은 이름의 폴더를 만들어서 그 폴더로 파일을 이동시켜야 한다는 점. 또한 일부 파일은 아예 가수를 인식하지도 못하더군. 물론 이런 내용은 사전에 MP3 파일에 태그 노가다로 필요한 부분을 채워 넣어야 하지만 이전까지 사용했던 플레이어가 별도의 구동 프로그램 없이 그냥 탐색기에서 파일 전송이 가능했던 걸 생각하면, 불편한 부분인 것은 사실이다.

아무튼 짧은 기간 동안 사용했지만, P3라는 물건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90점 이상을 주고 싶다. 간만의 지름품이었는데 다행.